[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체감 물가를 반영한 실질소득을 세대별로 분석한 결과 최근 10년간 20대 청년층(만 20~29세)의 실질소득 증가율이 전 세대 중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20대의 실질소득 증가율은 1%대에 그쳤는데 증가세 역시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6일 서울 강서구 코엑스마곡에서 열린 2025 항공산업 잡 페어에서 취업 준비생들이 채용 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29일 발표한 ‘2014~2024년 세대별 실질소득 추이 분석’ 보고서를 보면 최근 10년간 청년층의 실질소득 증가율은 연 1.9%로 전 세대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이어 40대 2.1%, 50대 2.2%, 30대 3.1%, 60대 이상 5.2% 순으로 낮았습니다.
20대는 실질소득 증가 추세도 둔화하고 있었습니다. 과거 5년(2014~2019년)의 실질소득 연평균 증가율은 2.6%였지만, 최근 5년(2019~2024년)에는 연 1.1%에 그쳤습니다.
한경협은 20대 실질소득 증가율 부진으로 청년층 고용의 양적 개선에도 불구, 질적 저하가 이뤄지고 있는 점과 체감물가 상승 등을 꼽았습니다.
먼저 최근 10년간 청년층의 근로소득 연평균 증가율은 3.6%로 모든 세대 중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어 40대(4.9%), 50대(5.0%), 30대(5.5%), 60대 이상(5.7%) 순으로 낮았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청년층의 실업률은 3.2%p(9.0%→5.8%) 낮아졌고, 고용률도 3.6%p(57.4%→61.0%) 상승하면서 청년층 고용의 ‘양적 개선’이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근로소득 수준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비정규직 비율이 11.1%p(32.0%→43.1%) 늘면서 고용의 ‘질적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외식비 상승에 따른 체감물가 상승도 청년층 실질소득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가처분소득과 체감물가를 5년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20대 명목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2014~2019년 연 3.8%에서 2019~2024년 연 4.0%로 상승했습니다. 이에 반해 청년층 체감물가 상승률은 2014~2019년 연 1.1%에서 2019~2024년 연 2.8%로 늘었습니다. 결국 크게 뛴 체감 물가 상승률로 명목 가처분소득 상승 효과가 상쇄돼 청년층 실질소득 증가율이 오히려 하락했다는 것이 한경협의 분석입니다.
특히 가파른 음식·숙박비 상승이 청년층 체감물가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습니다. 2019~2024년 ‘음식·숙박’ 물가는 ‘식사비’를 중심으로 연 4.0% 올랐는데, 이는 소비지출 항목 중 ‘식료품·비주류음료’(5.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입니다.
한경협은 청년층 실질소득 개선을 위해 고용의 질을 높이는 노동시장 정책과 함께 체감물가 개선을 위한 외식물가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한경협은 “고용 훈련, 기업의 양질의 고용 창출 여력 확대 등 질적 제고를 위한 노동시장 정책 다변화가 필요하다”면서 “할당관세 농산물 유통 구조 개선 등을 통해 식재료비 원가 부담을 줄여 외식 물가의 안정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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