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증권가 초비상…네이버, 토스·카카오 뒤잇나
두나무 인수, 금융업 본격 진출 포석
증권업계 긴장…'제2의 토스' 가능성
레드오션 투자중개업, 네이버 진출 파급력 예상
2025-09-29 06:00:00 2025-09-29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9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네이버(NAVER(035420))가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를 품에 안는다. 단순한 투자 차원을 넘어 금융업 전반으로 보폭을 넓히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특히 증권업계는 네이버가 카카오처럼 플랫폼을 앞세운 새로운 경쟁자로 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하는 모습이다.
 
금융으로 보폭 넓히는 네이버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산하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두나무 지분을 인수한다. 이번 인수는 두나무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지분 전량을 네이버파이낸셜 지분과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로써 두나무 주주들은 네이버파이낸셜 주주로 전환되고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가 된다.
 
(사진=네이버)
 
이번 거래로 네이버는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산하 계열사로 둘 전망이다. 앞서 네이버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디지털 금융을 핵심 사업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이블코인은 실제 자산가치에 가격이 연동되도록 설계된 가상자산이다. 최근 한국은행은 원화에 기반을 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검토 중으로 밝혀 금융시장의 새로운 사업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런 관점에서 네이버의 두나무 인수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맞춘 사업 확대로 보인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활용 가능성이 높은 네이버페이 결제 시스템을 통해 잠재 고객을 확보하고 가상화폐 거래 서비스를 네이버 시스템과 연계할 수 있어서다. 
 
현재 거론되는 네이버파이낸셜 롤모델은 미국의 온라인 결제·송금 시스템인 '페이팔'이다. 페이팔은 최근 미국 내 상점을 대상으로 100여 종의 블록체인 암호화폐 결제 기능을 선보였다. 네이버도 이와 비슷한 결제 서비스 구축이 이뤄질 것으로 업계서는 내다보고 있다.
 
네이버 금융권 진출 가능성에 증권업계 '촉각'
 
네이버의 두나무 인수는 증권업계에선 금융업 진출 본격화로 읽힌다.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 역량과 네이버페이 결제를 결합하면 주식거래 서비스로 확장될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네이버는 이미 자사 앱을 통해 주식 간편 주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증권사 계좌와 연계된 거래시스템으로 현재 각 증권사 계좌 보유 고객의 주문을 네이버 앱을 통해 웹트레이딩시스템(WTS)으로 자동 접속해 매매할 수 있다. 
 
(출처=네이버)
 
현재 국내 7개 증권사가 주식 간편주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037620) △KB증권 △하나증권 △한국투자증권이 서비스 초기 도입 시기부터 참여했고 이어 대신증권(003540)과 신한투자증권, 유안타증권(003470)이 네이버와 제휴를 맺었다.
 
아직까지 네이버 간편주문은 단순한 중개 서비스에 그친다. 각 증권사들은 이용료로 네이버파이낸셜에 월 5000만원을 지불하는 형식으로 수수료는 증권사가 가져간다. 사실상 적자 운영인 셈이다.
 
하지만 이를 통해 네이버는 증권거래 플랫폼 운영 노하우를 익히고 있다. 업비트와 네이버페이 결제 시스템 연동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이후엔 가상화폐를 통한 주식 구매 서비스도 시도될 전망이다.
 
네이버, 제2의 토스 될까...아직은 '회의적'
 
네이버는 아직은 두나무 인수에 대해서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네이버 측은 “네이버파이낸셜은 두나무와 스테이블코인, 비상장주식 거래 외에 주식 교환을 포함한 다양한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라며 “추가 협력 사항이나 방식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 없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선 네이버의 금융업 진출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네이버에 앞서 카카오가 지난 2021년과 2022년에 걸친 사업확대에서 증권업과 인터넷은행에 진출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곳은 증권업계다. 핀테크 기업 토스의 경우 간편결제 시스템으로 시작해 가장 먼저 진출한 사업은 투자중개업이다. 이를 볼 때 네이버페이를 통한 간편 결제 시스템을 이미 구축한 네이버 입장에서 가장 손쉽게 진출할 수 있는 분야가 주식 투자중개업이라는 판단이다.
 
서울 여의도증권가. (사진=IB토마토) 
 
이에 증권업계에선 네이버의 증권업 진출에 대해 여러 가능성과 과제를 제시했다. 시장 진출의 파급력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사업 방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네이버 증권 페이지 이용자수가 300만명에 이르고 종목토론방의 경우 우리나라 개인투자자들 모두가 이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이 가운데 이탈 고객으로도 상당한 시장을 조기에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인공지능(AI)과 같은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네이버가 레드오션이라 할 수 있는 투자중개업에 직접 진출할지는 의문"이라며 "스테이블코인이 두나무 인수 이유라면, 향후 코인을 통한 주식 거래에서 환전 서비스 제공 정도에서 사업 진출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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