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차세대 결제 인프라로 주목받는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싸고 네이버(
NAVER(035420))와
카카오(035720)의 맞대결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결제에서 경쟁해온 두 빅테크는 이제 오프라인·글로벌 무대까지 저변을 넓히며 차세대 금융 플랫폼 주도권 선점 경쟁에 나섰습니다.
한국은행이 지난 3월 발표한 '2025년 중 전자지급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간편결제 서비스 일 평균 이용 규모가 3072만건, 이용 금액 9594억원에 달했습니다. 시장점유율을 보면 지난해 기준 카카오페이가 42.4%로 1위를 기록했으며,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가 각각 24%를 차지했습니다.
삼성페이가 오프라인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면 온라인에서는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 양강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간편결제 시장에서 온·오프라인 구분의 의미가 점차 희석되는 가운데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모두 저변 확대를 위한 전략 강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네이버페이는 최근 오프라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25일 다양한 오프라인 서비스를 통합한 결제 단말기 'N페이 커넥트'를 공개하고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N페이 커넥트'는 현금·카드·QR·삼성페이·NFC는 물론 안면인식 결제까지 지원해 사실상 모든 결제 방식을 아우릅니다. 단순 결제를 넘어 포인트·쿠폰·예약까지 연계되는 통합 고객관리(CRM)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입니다.
카카오페이는 글로벌 진출에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국내 간편결제 사업자 중 처음으로 NFC 해외 결제를 도입했으며 일본 1위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페이'를 국내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연동해 방한 관광객 수요를 흡수하고 있습니다. 페이페이 외에도 이달에만 베트남 잘로페이, 파키스탄 나야페이, 우즈베키스탄 후모를 국내에 연결했습니다.
네이버페이는 최근 오프라인 시장 확장을 위해 결제 단말기 'N페이 커넥트'를 공개했다. 카카오페이는 해외 시장 확장을 위해 일본 1위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페이'를 국내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연동했다. (이미지=네이버, 카카오)
양사의 관심은 차세대 결제 인프라로 주목받는 스테이블코인으로도 옮겨 가고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기반으로 카드사나 밴(VAN)망을 거치지 않고 결제가 가능해 수수료 구조를 바꿀 잠재력이 큽니다. 이는 기존 간편결제 사업자들에게는 위협이자 동시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네이버페이는 이미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 스테이블코인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습니다. 업계에서는 두나무와의 주식교환설까지 제기되며 결제망·거래소·블록체인을 아우르는 스테이블코인 결제 허브 구상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지난달 그룹 차원에서 스테이블코인 태스크포스(TF)를 꾸렸습니다. TF에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참여했습니다. 카카오톡은 지갑, 카카오페이는 발행·유통·결제망, 카카오뱅크는 준비금 수탁 등 은행 역할을 맡는 것으로 각각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카카오페이는 최근 테더(USDT), 카이아(KAIA)재단, 라인넥스트와 함께 원화 스테이블코인 해커톤을 개최하고 스테이블코인 사업 아이디어를 발굴하기도 했습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 기반 금융 생태계를 누가 먼저 제도권 안에서 안착시키고 소비자와 가맹점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간편결제 저변 확대 전략도 이러한 흐름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로고. (이미지=네이버, 카카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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