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가 베트남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하기 위해 고유 전용 디자인 요소가 적용된 ‘N 라인’ 모델을 투입하며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베트남이 단순한 완성차 수출 시장을 넘어 동남아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현지에서 인정받은 주력 모델들을 중심으로 N 라인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29일 외신 등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차는 베트남 시장에서 엘란트라 N 라인, 크레타 N 라인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 6월에 투싼 N 라인까지 추가하며 N 라인 모델군을 지속 확장하고 있습니다.
현대차 N 라인은 일반 양산 모델에 고성능 브랜드 N의 감성을 접목한 모델입니다. N 브랜드만큼 강력한 퍼포먼스를 발휘하지는 않지만, N 브랜드 고유의 전용 디자인 요소가 적용되고 주행과 관련된 각종 부품들의 세팅이 한층 스포티하게 다듬어진 것이 특징입니다.
투싼 N 라인은 엘란트라 N 라인의 성공에 이어 베트남의 N 라인 제품 라인에 추가된 최신 모델입니다. 전장 4650mm, 전폭 1865mm, 전고 1665mm 휠베이스(차 바퀴간 거리) 2755mm로 다른 투싼 모델과 유사합니다. 스포티한 스타일로 특별히 디자인된 라디에이터 그릴과 프론트 범퍼는 기본형보다 더욱 강인한 느낌을 줍니다.
현대차가 투싼 N 라인을 선보이는 이유는 올 상반기 베트남 시장에서 총 2만4204대의 차량을 판매했는데, 이 중 투싼은 3832대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할 만큼 인기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차종을 선보이기 위해 N 라인 모델을 추가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차량 전면 범퍼와 룸미러 아래에는 세련된 N 라인 로고가 새겨져 있습니다. 16개의 LED 클러스터가 있는 AHB(자동 하이빔) 기술이 적용된 LED 프로젝터 헤드라이트가 적용됐습니다. 19인치 바퀴에도 N 로고가 새겨져 있고, 차량 하부의 공기 흐름을 효율적으로 조절해주는 통합형 윈드 디퓨저와 듀얼 배기 파이프가 장착된 후면 범퍼가 특징입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이 지난달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베트남 당서기장 국빈방한 국빈만찬에 참석해 있다. (사진=뉴시스)
현대차가 베트남에서 N 라인 확대에 나선 배경에는 현지 자동차 시장의 변화 흐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N 라인을 통해 젊은 소비자층의 관심을 끌어모으는 동시에 향후 전동화 모델 출시를 위한 브랜드 이미지 강화가 그 이유입니다.
실제로 베트남은 현대차그룹에게 있어 동남아시아 지역 내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입니다. 1억명을 보유한 대규모 시장이면서 연 7% 안팎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자동차 판매량은 25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증가하는 등 잠재력도 큽니다.
아울러 미·중·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을 통한 관세 이점까지 확보해 자동차 생산과 수출 허브로 전략적 가치도 높다는 평가입니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의 동남아시아 전체 판매량은 총 16만515대를 기록했는데, 이 가운데 63%에 해당하는 10만1738대가 베트남에서 판매되기도 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의 베트남 시장에 대한 관심은 최고경영진 차원에서도 확인됩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베트남 공산당 또 럼 서기장과의 만찬에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앞서 베트남을 여러 차례 방문하며 현지 생산과 판매 거점 확장과 정부 고위층 네트워크 구축을 직접 챙겼습니다. 현대차는 2017년부터 현지 생산공장을 가동하며 입지를 다졌고, 2019년에는 베트남 시장의 전통 강자였던 토요타를 제치고 판매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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