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자원 화재 후유증…은행 대출 등 업무 여전히 차질
2025-09-29 16:18:56 2025-09-29 17:52:28
 
[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정부 업무 시스템이 마비되면서 은행 대출 등 업무가 여전히 차질을 빚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부 시중은행 지점 창구에는 고객이 과도하게 몰리며 혼선이 이어졌습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6일 발생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사고로 중단됐던 은행 비대면 서비스가 이날 오전 11시부터 대부분 정상 복구됐으나 여전히 비대면 주민등록증 진위 확인 여부는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주말 내내 비대면 대출 등을 받지 못한 고객들은 이날 직접 은행을 찾았으나 본인 인증을 이유로 구청에서 필요한 서류를 떼야 하는 등 추가적인 불편을 겪어야 했습니다. 
 
이날 오전 11시 이전만 하더라도 은행에서는 사업자 대출에 필요한 지방세 납부 내역 등 제출이 불가능해 관련 서비스를 비대면으로 이용할 수 없었습니다. 비대면 부동산 대출 신청이나 전세대출 연장, 보금자리론 전입 사실 확인 등 정부24 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도 중단됐습니다. 토지나 건축물 대장 등 필요한 서류가 모두 정부24에서 받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시중은행 창구에서도 가장 문제인 부분은 주민등록증을 활용한 본인 인증입니다. 운전면허증이나 여권 등을 활용해 비대면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으나 주민등록증을 활용해 업무를 보는 고객들이 많기 때문에, 이럴 경우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 '1382'에 전화를 걸어 주민등록증이 유효한지 전화 자동응답서비스(ARS)를 통해 진위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KB국민은행은 실물 주민등록증과 국가보훈증을 사용한 실명 확인이 불가한 상황입니다. 해외 인터넷주소(IP) 차단 서비스 고객의 이체성 거래는 만일의 경우에 한해 해외 IP로 접속하는 경우 위험이 높다고 보고 로그인이나 이체 거래를 제한하는 것입니다. 국가보훈증을 활용해 돈을 빌려주는 '나라사랑대출' 상품도 전면 중단됐습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국가보훈부 데이터를 받아 보훈 대상인지 아닌지 자격을 검증해야 하는데 보훈부 서버가 작동하지 않아 신청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일부 고객들이 주민등록증만 갖고 방문해 불편을 겪고 있으나 크게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은 아니고 지점별로 편차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신한은행도 마찬가지로 실물 주민등록증을 활용한 입출금 계좌 개설과 인증서 발급 등을 비대면으로 할 수 없습니다. 주민등록증 모바일 확인 서비스나 국민비서 등 서비스도 전면 중단됐습니다. 대면 창구에서도 실물 운전면허증과 주민등록증 진위 확인 서비스에 제한을 받습니다. 영업점 방문 시 반드시 실물 운전면허증이나 여권, 기존 모바일 신분증을 지참해야 용무를 볼 수 있습니다. 
 
우리은행의 경우 비대면 부동산 대출 신규 신청이 불가능했으나 이날 오전 11시부터 서비스를 정상화했습니다. 비대면 전세대출 연장 신청과 보금자리론 전입 사실 확인 프로세스도 전입 주민등록등본 등 관련 서료를 스크래핑해 제출할 수 있게 했습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29일 영업 개시 전 회의를 통해 고객 서비스 현황을 다시 점검했다"고 밝혔습니다. 
 
농협은행은 이날 오전부터 전 상품에 가입할 수 있게 조치했으나 주민등록증 확인 불가로 실물 운전면허증과 여권 소지자에 한해 비대면 신규, 대면 접수 등이 모두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넷은행의 경우 비대면 창구만 있어 주말 내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신용대출 모두 중단되며 업무에 큰 차질을 빚었습니다. 다만 이날 기준으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 인뱅 3사 모두 모든 상품 취급을 재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결제원에서 실물 주민등록증 진위 확인을 해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본인 인증 관련 모든 서비스를 복구해 개인사업자 대출이나 전월세 대출 등 모든 서비스를 이용 가능하다"며 "복구되는 부분들 모두 즉각 반영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은행들은 창구 혼란은 계속될 것이라고 봤습니다. 명절을 앞두고 있는 데다 주말 내 은행 비대면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 고객들이 창구로 몰리고, 신분증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주거 지역의 경우 은행 오픈런까지 벌어지는 등 창구가 매우 혼잡한 상황까지 벌어졌다는 설명입니다. 신분증 지참에 대한 설명히 분명히 이뤄져야 하는 대목입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명절에 화재 이슈 영향까지 겹치면서 창구에 고객들이 몰리고 있다"며 "특히 서울 목동 지역 같은 거주 지역 지점들에서는 고객들이 다수 몰리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보통 고객들이 은행 지점을 방문할 때 신분증으로 주민등록증을 챙겨가고 운전면허증은 잘 안 가져가는 경우가 많아 차질을 빚는 것 같다"며 "운전면허증이 없거나 보통 운전면허증을 차에 두고 다니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다"고 말했습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정부 업무 시스템이 마비되면서 은행 대출 등 업무가 여전히 차질을 빚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시중은행 지점에서는 금융 업무에 필수적인 신분 확인 서비스 등에 차질을 빚으면서 창구에 고객이 과도하게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은행 창구에서 고객들이 대기 중인 모습. (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