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에 취업시장 ‘한파’…대기업 10곳 중 4곳만 상반기 채용
경기침체·불확실성 커져 고용 축소
‘쉬었음’ 청년 코로나 이후 최대치
“채용 확대 위해 중기에 지원 필요”
2025-02-27 14:46:13 2025-02-27 15:03:28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이명신 인턴기자] 국내 대기업 10곳 중 4곳만이 상반기 신규채용을 확정하면서 올해 상반기 채용시장 한파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기업들이 내란 사태와 중국 저가 공세, 트럼프 2기 행정부 불확실성 등 ‘내우외환’을 겪으면서 산업 전반이 침체에 빠진 상황입니다. 특히 좁아지는 취업 관문에 청년들의 구직 의욕도 꺾이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27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지난 4~13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응답 기업 61.1%는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이 없거나 미정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채용 계획 미정 기업은 41.3%, 채용 계획이 없는 기업은 19.8%입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9%, 2.7%포인트 증가한 수치입니다.
 
상반기 채용을 실시하는 기업들도 채용 규모를 유지하거나 줄이고 있습니다. 전년 대비 채용 규모를 비슷하게 유지하겠다는 기업은 59.2%로 집계됐고, 채용을 줄이겠다는 기업은 28.6%에 달했습니다. 반면,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전년보다 3.9%포인트 줄어든 12.2%에 불과했습니다.
 
기업들이 이처럼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는 이유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꼽힙니다. 지난해 말 내란사태로 환율이 오른 데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관세 부과 등 자국 중심의 정책을 내세우면서 불확실성이 커졌습니다. 여기다 글로벌 경기침체 속 중국의 저가 공세가 이어지며 국내 기업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기업들은 수시채용에 눈을 돌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대기업 10곳 중 6곳(63.5%)는 올해 상반기 채용시장에서 수시채용 방식을 활용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수시채용만 진행하는 기업은 26.2%, 공개채용과 수시채용을 병행하겠다는 기업은 37.3%였습니다. 공개채용만 진행하는 기업은 36.5%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업무별로 기업의 수요에 맞춰 인재를 채용하다 보니 더 유연하게 채용이 가능한 수시채용 방식을 선호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경기침체 장기화와 보호무역 확산 우려감으로 기업들이 긴축 경영에 나서면서 채용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다”며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규제 완화에 주력하는 한편 기업의 고용 여력을 넓히는 세제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세종청년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가 현장채용 게시판 앞에서 일자리를 찾고 있다.(사진=뉴시스).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청년들의 구직 의욕도 꺾이고 있습니다.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다 보니 청년들이 취업시장에서 자발적으로 이탈하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경제활동인구 조사에 따르면 별다른 이유 없이 ‘그냥 쉰다’고 대답한 ‘쉬었음’ 청년은 42만1000명으로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 이후 최대치입니다.
 
전문가들은 고용 확대를 위해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성장으로 기업들이 채용을 줄이고 있어 ‘쉬었음’ 청년이 올해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청년층이 들어가고 싶어하는 기술 분야 기업의 규제를 완화해 고용 촉진을 이뤄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에 정부와 금융기관이 직접 투자를 진행해 고용 활성화를 이뤄야 한다”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이명신 인턴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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