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조선도 '대중 견제' 시동…"'K-조선', 반사이익 기대"
미 항구 사용 중국 선사에 수수료 부과
중국산 선박 최대 21억…내달 24일 결정
"한국, 선박수주 원활…선가 협상력 증가"
2025-02-24 16:49:16 2025-02-24 16:49:16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선박과 중국 선박을 운영하는 선사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세계 1위인 중국 조선업에 대한 견제 정책이 강화되는 모양새입니다. 반면 선박 수주계획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는, 선박 건조 가격의 협상력이 한층 높아지는 등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2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미국 항구에 입항하는 중국 해운사 선박과 중국산 선박을 운영하는 선사에 대한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다음달 24일 공청회 등의 절차를 거쳐 확정할 예정입니다.
 
앞서 USTR은 지난 21일 공고문을 통해 중국의 해양·물류·조선 산업 장악력을 고려해 중국 선사와 중국산 선박과 관련한 국제 해상 운송 서비스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무역법 301조에 따른 자국 산업 구제 조치 방안입니다.
 
이 추진안은 중국 선사의 선박이 미국 항구에 입항할 때마다 선박당 최대 100만달러(약 14억원)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또 중국 선사의 선박 용적물에 톤(t)당 최대 1000달러(약 144만원)의 수수료를 걷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다른 국가의 선사에는 중국 조선소에 발주한 뒤, 운용중인 중국산 선박만 최대 150만달러(약 21억5000만원)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내용을 넣었습니다.
 
이같은 방안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실시한 중국의 산업 관행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뒤 나온 조치입니다. 당시 바이든 행정부의 USTR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4일 전 발표한 조사 보고서에서 중국이 세계 조선·해운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각종 불공정한 수단을 동원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특혜와 보조금을 통해 중국의 글로벌 조선 산업 점유율은 2000년 약 5%에서 2023년에는 50%를 넘기는 수준까지 성장했습니다. 그 뒤로 한국과 일본이 각각 2, 3위에 자리했습니다. 반면, 미국의 점유율은 지속 떨어져 1% 이하로 추락했습니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의 조사도 보면 중국의 작년 연간 글로벌 선박 수주 점유율은 71%로 전 세계 1위로 나타났습니다. 중국의 선박 수주 점유율은 △2019년 37% △2020년 44% △2021년 51% △2022년 52%로 집계되며 매년 증가세를 이어 왔습니다. 
 
중국의 글로벌 선박 수주 점유율 추이.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USTR의 수수료가 시행되면 한국 조선업계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이번 USTR의 추진안에는 향후 2년 이내 중국 조선소에서 선박을 인도받는 해운사에 대해 미국 항구 입항 1회당 최대 100만달러(약 14억원)의 수수료를 추가로 부과하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중국 업체에 선박 주문을 넣으려는 기존 글로벌 선사들이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국 조선업체로 발길을 돌릴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조선·해운 전문지인 트레이드윈즈는 세계 5위 독일 해운사인 하파크로이트가 12억 달러(약 1조7000억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6척을 중국 조선사 대신 한화오션에 발주하는 계약을 최종 검토 중이라고 지난 9일 보도한 바 있습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미국 정부의 수수료 부과 조치로 인해 한국 조선소 슬롯에 대한 가치는 더욱 높아질 예정”이라며 “한국 조선사 입장에서 수주 확보가 용이 해졌고 선가 협상력도 높아질 전망”이라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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