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한국 기업인들과의 면담에서 대미 투자를 촉구하며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기준으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절차) 지원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이끄는 '민간 경제사절단'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오전 러트닉 장관 취임 선서식에 앞서 러트닉 장관과 따로 만나 40여분간 면담했습니다.
러트닉 장관은 이 자리에서 사절단에게 미국 제조업에 가능한 한 많은 투자를 바란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트럼프 행정부 임기 내 투자 성과가 드러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공장 착공 등 가시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는 겁니다.
이날은 마침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 투자 정책' 각서에 서명한 날이었습니다. 미국은 외국 기업이 미국의 핵심 산업에 더 많은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패스트트랙을 만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패스트트랙을 통해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안보 심사 등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혜택을 주겠다는 의미입니다. 러트닉 장관이 언급한 10억달러는 이를 위한 최소 투자 규모로 추정됩니다.
사절단은 이번 방미를 계기로 백악관 고위 당국자와 의회 주요 의원들을 만나 한국이 미국에 제조업을 중심으로 지난 8년간 1600억달러(약 230조원) 이상을 투자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사절단은 조선, 에너지, 원자력 발전, 인공지능(AI), 반도체, 모빌리티, 소재·부품·장비 등을 중심으로 한·미 양국 간 시너지를 내야 한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최종현학술원 주최로 열린 '2025 트랜스퍼시픽다이얼로그'(TPD)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에 생산시설을 좀 더 원하지만, 우리는 인센티브가 같이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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