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수괴' 윤석열, 체포 52일만 석방…요동치는 탄핵정국(종합)
여 "당연한 석방"…야 "국민 위기에 빠트려"
윤석열 석방에 보수 결집?…헌재 판결 '촉각'
2025-03-08 20:23:16 2025-03-08 20:23:16
석방된 윤석열씨가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입구에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씨가 8일 석방됐습니다. 지난 1월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된 지 52일 만입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당연한 석방'이라며 환영하는 반면 민주당은 긴급 비상의원총회를 소집하며 대응방안 논의에 나섰습니다. 윤씨 석방이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보수 결집까지 점쳐지면서 '탄핵 정국'은 격랑에 휩싸였습니다.
 
국민의힘 "구속취소 환영…특수본에 책임 묻겠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8일 오후 5시 20분께 "윤 대통령에 대한 석방 지휘서를 서울구치소에 송부했다"고 언론에 공지했습니다.
 
법원은 전날 오후 2시께 윤씨 구속 취소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즉시항고를 포기하고 석방을 지휘하도록 한 대검찰청 지휘부와 이에 반발한 특수본의 내홍이 이어지며 윤씨는 법원 결정 약 27시간 만에 서울구치소를 나와 서울 한남동 관저로 돌아왔습니다.
 
윤씨는 석방 후 "불법을 바로잡아준 중앙지법 재판부의 용기와 결단에 감사드린다"며 "응원을 보내주신 많은 국민들, 우리 미래세대 여러분과 국민의힘 지도부를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여당은 대검 결정에 환영 의사를 나타냈습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윤씨 석방을 두고 "공수처의 위법적인 체포 52일 만에 이뤄진 늦었지만 지극히 당연한 석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 후 석방까지 시간이 걸렸던 부분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했습니다. 권 대표는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으로부터 실제 석방까지 24시간 넘게 걸린 것은 검찰 특수수사본부의 직권남용 불법감금이었다"며 "법원의 판결은 물론 검찰총장의 명령까지 불복하며 대통령을 불법감금한 특수수사본부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박범계 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간사가 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윤석열 구속취소 즉각 항고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당 "검찰, '내란 수괴' 졸개 자처"…비상의총 소집
 
민주당은 대검의 석방 조치에 "어떤 말로도 변명할 수 없는 굴복"이라며 비판 입장을 내놨습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내란 수괴의 졸개를 자처한 검찰이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기에 빠뜨렸다"면서 "윤석열의 파렴치한 모습을 보면 내란 세력과 추종 세력들의 난동이 더욱 극렬해질 것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민주당은 이날 밤 비상의원총회 소집을 알렸습니다. 같은 날 오전 국회에서 비상의원총회 후 대검찰청 앞으로 자리를 옮겨 윤석열씨 구속취소 인용 결정에 즉시항고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는데요.
 
오후에는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거리에서 열린 '야 5당(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공동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에 참가해 윤씨 탄핵 촉구에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야 5당 대표는 "법원의 윤석열 구속취소 인용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사실상 내란공범의 길을 가고 있는 검찰총장을 강력하게 규탄하며, 검찰의 즉시항고를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전날 의원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산수를 잘못했다고 해서 위헌적 군사 쿠데타로 헌정 질서를 파괴했다는 사실이 없어지지는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윤씨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됩니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 최종 선고만 남겨둔 가운데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여권 인사들은 윤씨 구속과 석방에 대한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며 압박에 나섰습니다.
 
또한 윤씨 석방이 보수 결집의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어 예의주시하는 분위기입니다. 윤씨는 서울구치소에서 걸어 나오며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는 등 건재함을 과시했습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 형사재판부가 구속취소 판결 이유에서 밝혔듯이, 윤 대통령에게 자행된 공수처의 불법을 철저히 조사하고 진상을 규명해 주기 바란다"고 썼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탄핵 심판을 두고 "기각되면 혼란, 인용되면 전쟁, 난감한 대한민국"이라며 "그래도 전쟁보다 혼란이 더 낫지 않습니까"라며 견해를 밝혔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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