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사 절반 정비사업 수주 '아직'
HDC현산·현대건설, 3월 중 첫 수주고 전망
대우·SK에코, 서울 주요 사업지 노려
수익성 악화에 도정사업 수주 예년 대비 '신중'
2025-03-07 15:16:55 2025-03-07 19:49:51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주요 건설사들이 건설업계 불황 장기화 속에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도시정비사업은 조합원 물량 등 일정 수준 수요를 담보할 수 있어 자금 여력이 있는 대형 건설사들은 비교적 안정적인 사업으로 인식합니다.
 
다만 10대 건설사 중 현대건설 등 절반가량은 아직 올해 첫 도시정비사업 수주 개시를 못했습니다. 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공사 중단 등이 발생한 데다, 입찰 보증금으로 적지 않은 현금이 묶이는 등 리스크도 있는데요. 이 때문에 몇몇 대형사들이 몸을 사리며 신중하게 사업지를 고르다 보니 예년 대비 마수걸이 수주 신고가 다소 늦어지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현대건설 등 5개 사 마수걸이 수주 '아직'…이달부터 수주고 올릴 전망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사 중 5개사가 시공사 선정일 기준 현재까지 올해 도시정비사업 마수걸이 수주고를 올리지 못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현대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SK에코플랜트, HDC현대산업개발 등입니다. 
 
이중 HDC현대산업개발이 가장 먼저 수주고를 올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오는 15일 강원 원주시의 원주단계주공 재건축 조합이 여는 총회에서 시공사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어 이달 말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부산 광안4구역 재개발 사업에서도 수주고를 올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회사 관계자는 "아이파크의 브랜드와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조합의 신뢰를 얻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인천 송도의 힐스테이트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뉴스토마토)
 
지난해 포함 6년 연속 도시정비 수주 1위에 오른 현대건설은 이달 부산에서 첫 수주고를 올릴 전망입니다. 부산 연제구의 연산5구역 재건축조합은 지난달 말 대의원회의를 열고 현대건설과 롯데건설 컨소시엄과 수의계약을 맺었습니다. 조합 측은 오는 23일 시공자 선정 총회를 개최해 현대건설 컨소시엄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현대건설의 마수걸이 수주 신고가 늦은 것은 올 초 삼성물산과 격전을 벌였던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전에서 패한 여파가 컸습니다. 현대건설은 한남4구역 외에도 개포주공 6·7단지 재건축과 압구정 2구역 재건축 사업지에서 다시 한번 삼성물산과 치열한 경쟁 수주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해 3조원에 육박하는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을 채운 대우건설은 올해 서울 주요 사업지에서 첫 수주 소식을 알릴 계획입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당사는 반포 서래마을의 강남원효성빌라 재건축, 용산 청파1구역 재개발, 군포시의 군포1구역 재개발 사업장에서 수주를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주요 건설사 중 작년에 가장 먼저 도시정비사업 수주(미아 11구역 재개발)에 성공했던 SK에코플랜트는 올해 다소 신중한 분위기입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유력 사업지까지는 아니지만 최근 면목 7구역 재개발사업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4위를 기록했던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분위기가 무겁습니다. 당장의 수주 실적을 올리는 것보다, 지난해 해외 사업장에서 기록한 실적 부진과 세종-안성고속도로 교량 붕괴 사고 수습이 최우선이기 때문입니다. 
 
수익성 악화·현금 유동성 부담…도정사업 수주 '신중'
 
이처럼 몇몇 건설사들의 마수걸이 수주 신고가 늦어지고 있지만 정작 업계는 수주 시기를 예년만큼 신경쓰지 않는 모습입니다. 길어지는 건설업계 불황과 공사비 상승, 원가율 상승에 따른 마진 감소 등으로 실적보다는 수익성을 우선순위에 두는 '선별 수주' 기조가 자리 잡은 지 오래됐기 때문입니다. 
 
서울 여의도의 한 도시정비사업 건설 현장. (사진=송정은 기자)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도시정비사업은 조합원들이 일반 분양 물량을 어느 정도 채워주기에 사업적 리스크가 적어 비교적 안정적인 사업으로 인식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최근에는 공사비 상승 이슈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발목을 잡고 있다. 또 현금유동성이 매우 중요한 시기인데 도시정비사업 참여 시 입찰 보증금으로 적지 않은 돈이 묶이는 것도 부담이 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4분기부터 건설 투자액이 감소하는 등 업황 불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정비사업의 경우 공사비를 두고 시공사와 조합 간의 갈등도 증가하는데, 분양가격에 반영되는 공사비를 마냥 올려받기도 어려워 건설사들이 수주를 이전보다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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