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삼성전자 노조의 ‘5월 총파업’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표출된 노노 갈등이 ‘춘투’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성과급 의견 수렴에 대한 마찰로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이 최근 공동투쟁본부에서 이탈하며 단일대오에도 균열이 생긴 가운데, 과반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가 자신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비하했다며 동행노조가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등 노노 갈등이 커지는 양상입니다.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지난달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행노조는 전날 초기업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에 공문을 보내 ‘교섭 정보 공유 및 차별 대우 금지 등 공정대표의무 준수’를 촉구했습니다. 동행노조는 구체적으로 사측과의 교섭 관련 세부 진행 상황, 사측 제시안 및 조합(초기업노조·전삼노)의 수정 요구안 전문, 동행노조 의견 수렴, 향후 교섭 일정 및 주요 쟁점 사항 등의 공유를 요구했습니다.
동행노조 조합원은 2300여명으로 이중 약 70%가 스마트폰·TV·가전 등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소속입니다. 동행노조는 투쟁본부가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성과급 문제에만 치중해, DX 부문 직원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지난 4일 연대에서 빠지겠다는 의사를 전한 바 있습니다. 동행노조는 “공동교섭단 참여 종료가 교섭대표노조로서 양 노조(초기업노조·전삼노)가 부담하고 있는 공정대표 의무 면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 노조와 조합원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해서는 안되고 교섭 정보를 공유할 법적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동행노조는 초기업노조가 자신들을 ‘어용노조’로 폄하했다고 주장하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동행노조는 “과거 초기업노조는 과반 조합이라는 권한을 남용해 우리 노조의 의견을 고의로 무시·배제 하거나 심지어 형법 제311조(모욕)에 해당하는 비하(어용노조 지칭) 등을 지속했다”며 “이는 단순 노노 갈등을 넘어 우리 노조의 존재 자체를 배제하고 부정하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합리적 이유 없이 교섭 정보나 상황 공유를 거부 또는 우리 노조의 조합원들을 향한 불이익에 대한 발언 및 발생 우려를 포함해 비하 등이 지속되는 경우 노동위원회 시정신청 및 민·형사상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 및 강력한 대응을 즉각 취할 것임을 명확히 밝힌다”고 강조했습니다.
동행노조가 주장한 비하 발언은 초기업노조 조합원 대화방이 발단이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지난 3월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이 조합원 대화방에서 성과급과 관련한 의견을 제시한 조합원에게 “동행노조냐”며 제명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에 대해 초기업노조는 이날 회신 공문을 통해 “동행노조를 의도적으로 배제하거나 교섭 정보를 차단한 사실은 없다”며 “향후 교섭 과정에서도 관계 및 절차를 준수하며 조합원 권익 보호를 위한 교섭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동행노조의 핵심 요구안인 DX 부문 추가 의견 수렴에 대해서는 ‘불가’ 입장을 밝혔습니다. 초기업노조는 “조합원 의견 수렴은 이미 지난해 안건 수렴 절차를 통해 진행된 바 추가적인 의견 수렴은 어렵다”고 했습니다. 초기업노조가 동행노조의 ‘공식 사과’ 요구에 사실상 응하지 않은 데다, 기존 교섭안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하면서 총파업을 눈앞에 두고 노노 갈등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DX 부문 차별에 대한 불만으로 초기업노조 조합원의 이탈도 이어지면서 파업 동력이 약화할 것이란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반면, 초기업노조는 전날 총파업 쟁의 대책회의를 여는 등 “총파업을 빈틈없이 준비내 나가겠다”는 입장입니다.
동행노조 관계자는 “(성과급과 관련해) DX 부문 직원들의 의견이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노노 갈등을 일으키고 싶지는 않지만, 지속적으로 우리의 안건이 관철이 안된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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