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게임사들이 인기 게임 지식재산권(IP)을 극장판 애니메이션과 드라마, 오프라인 공간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신작 개발비와 흥행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검증된 IP의 수명을 늘리고 신규 이용자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되는데요. 다만 영화 관객 수와 드라마 조회수를 실제 게임 이용자와 매출 증가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최근 '메이플스토리' IP를 활용한 극장판 애니메이션 '메이플스토리: 디어 마이 히어로'를 선보였습니다. 현재까지 누적 관객 수는 약 2만4000명입니다. 넥슨은 관람 특전과 굿즈를 제공하고, 극장에서 게임 업데이트 쇼케이스를 함께 보는 라이브 뷰잉도 진행했습니다.
다만 누적 관객 수만 놓고 보면 영화 자체를 독립적인 수익사업으로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제작비와 마케팅 비용을 고려하면 영화 자체의 매출보다 기존 이용자의 관심을 환기하고 게임 접점을 늘리는 효과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보입니다.
넥슨 '메이플스토리:디어 마이 히어로'(왼쪽)와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를 원작으로 한 중국 드라마 '천월화선' 포스터. (이미지=넥슨·스마일게이트)
스마일게이트는 중국에서 장기 흥행한 '크로스파이어' IP를 드라마로 확장했습니다. 스마일게이트에 따르면 크로스파이어는 전 세계 누적 회원 수 10억명 이상, 최대 동시접속자 수 800만명을 기록했으며 80개국 이상에서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크로스파이어를 원작으로 한 중국 드라마 '천월화선'은 누적 조회수 19억회를 넘겼습니다. 천월화선은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구조로 2008년 전후 중국의 풍경을 재현해 기존 이용자의 향수를 자극했습니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크로스파이어는 중국에서 추억의 게임처럼 자리 잡은 측면이 있다"며 "드라마나 애니메이션으로 확장하면 기존 이용자의 기억을 환기하고 IP 수명을 연장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인접 장르의 매출이 크게 늘지 않더라도, 원작 장르는 (영향력이) 강화된다"며 "기존 팬의 충성도가 높아지고 접근을 망설이던 이용자가 유입될 수 있어, IP 전체 차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높은 조회수가 곧바로 게임 매출 증가로 직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비게임 IP 사업이 직접적으로 매출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직접 수익보다 기존 이용자를 다시 불러들이고 IP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는 간접 홍보 효과 차원이 더 크다는 의미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하나의 IP를 여러 장르로 확장하는 '트랜스미디어 전략'으로 해석합니다. 영화나 드라마 자체의 수익이 크지 않더라도 원작 게임의 팬덤을 강화하고 새 이용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겁니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2차·3차 창작도 IP 확장 효과를 키울 수 있습니다. 김정태 교수는 "이용자가 사진이나 짧은 영상을 만들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며 "특정 콘텐츠가 흥행하면 인접 장르와 원작 매출이 함께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비게임 사업이 실질적인 수익으로 연결되려면 콘텐츠 완성도와 게임 연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게임사가 IP를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영화·공연 등 다른 장르의 제작 과정까지 과도하게 주도하면 해당 콘텐츠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 교수는 "전문 영역은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며 "원작의 개성과 창의성을 보존하면서, 해당 분야 전문가가 역량을 발휘토록 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제언했습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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