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5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산회 선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1987년 이후 39년 만의 개헌 추진이 결국 무산됐습니다. 국민의힘이 헌법 개정안 재표결에 맞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요청하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개헌안 재상정 절차를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우원식 "비상계엄 막는 개헌안인데"…국힘 향해 "강한 유감" 표시
우 의장은 8일 국회 본회의에서 "헌법 개정안을 상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어 "오는 6월3일 개헌 시행 투표를 위한 절차는 오늘로써 중단됐다"고 밝혔습니다.
우 의장은 "헌법 개정안은 국민의힘이 표결에 참여하지 않으면 가결될 수 없는 안건인데도 필리버스터를 하겠다는 것은 제도의 취지를 벗어난 명백한 남용"이라며 "39년 만의 개헌을 어떻게든 무산시키지 않기 위해 오늘 다시 본회의를 열었지만 더 이상의 의사진행은 소용없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비상계엄을 꿈도 꾸지 못하게 하는 개헌안, 국민의힘도 약속했던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과 국가균형발전 내용을 담은 개헌안까지 필리버스터를 거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정략과 억지 주장으로 39년 만의 개헌을 무산시킨 국민의힘에 강력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민주 "필버 악용" 대 국힘 "누더기 개헌"
앞서 국회는 전날 본회의에서 개헌안을 상정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이 표결에 불참하면서 의결정족수 미달로 투표가 불성립됐습니다. 우 의장은 8일 오후 다시 본회의를 열어 개헌안을 재표결에 부칠 예정이었지만, 국민의힘이 개헌안과 민생법안 전체에 대한 필리버스터 방침을 밝히면서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우 의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도 "합의한 민생법안까지 가로막는 국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헌법개정안에까지 필리버스터를 하겠다는 것은 더욱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습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추진한 개헌안이 '졸속 개헌'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들에게 보낸 공지를 통해 "합의되지 않은 본회의와 제대로 된 개헌이 아닌 졸속 개헌 처리 시도에 대해 상정되는 모든 안건에 무제한 토론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이번 개헌안이 여야 합의 없이 일부 조항만 담긴 '누더기 개헌'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도 "헌법 개정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22대 국회 후반기 개헌특위를 구성해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개헌 논의를 정략적으로 무산시켰다고 비판했습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국회 본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계엄 통제 강화와 국가균형발전 같은 내용이 선거와 무슨 관련이 있느냐"며 "국민의힘이 오히려 개헌 문제를 정략적으로 활용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쟁점이 될 만한 사안은 모두 제외하고 여야가 충분히 합의 가능한 내용만 담았는데도 필리버스터까지 동원해 막은 것은 국민적 지탄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필리버스터 제도 개선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한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를 악용하는 사례가 반복된다면 신청 요건과 운영 방식 강화 등을 위한 국회법 개정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민주당은 개헌 논의 자체를 완전히 접지는 않겠다는 방침입니다. 한 원내대표 "하반기 국회 원구성이 다시 이뤄지면 시대 상황에 맞는 개헌 논의를 다시 추진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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