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릴리 싹쓸이 비만시장…한미약품 ‘도전장’
연내 출시 에페글레나타이드, 외산약 대비 차별성 충분
2026-05-08 16:25:36 2026-05-08 16:25:36
[뉴스토마토 김양균 기자]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가 양분하고 있는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 국산약이 도전장을 냅니다. 한미약품이 개발한 국내 첫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대사질환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이하 에페)’ 얘깁니다. 에페는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국내 허가 신청을 완료하고 올해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에페가 세상에 나오기까지는 10년이 걸렸습니다. 당뇨 치료제로 개발돼 지난 2015년 사노피에 5조원 규모로 기술 수출됐지만, 사노피는 2020년 계약 해지를 통보, 권리가 반환되는 우여곡절을 거쳤습니다. 이후 한미약품은 비만치료제로 적응증을 전환해 개발을 진행해 왔습니다.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이 에페를 두고 “한미 역사상 가장 많은 찬사를 받았던 신약이면서도 가장 큰 좌절을 경험케 했던 물질”이라며 말한 이유입니다.
 
지난달 13일 한미 C&C 스퀘어에서 에페글레나타이드 상용화를 위한 전사 협의체에 참석한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의 모습. (사진=한미사이언스)
 
외산 비만약 독주, 국산약 경쟁력 관심
 
그간 국내 비만약 시장은 외국계 제약사들이 좌지우지해왔습니다. 2018년 노보 노디스크의 GLP-1 제제 삭센다(리라글루티드) 출시 이후 해당 제품은 40%에 육박하는 시장 점유율을 지키며 1위 자리를 지켰습니다. 노보 노디스크가 이어 출시한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는 그야말로 광풍을 불러왔습니다.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에 등록된 위고비 처방 건수는 지난 2024년 10월 출시 이후 작년 6월까지 약 40만건, 하루 처방 건수만 최대 800건에 달했습니다.
 
이보다 늦게 작년 8월 국내 출시된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티어제파타이드)는 위고비의 기록을 뛰어넘으며 국내 비만약 시장의 최강자에 올랐습니다. 마운자로의 국내 누적 처방 건수는 8개월 만에 100만건에 달합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가져온 비만치료제 광풍에 국내 관련 시장도 5000억원대로 팽창했습니다. 관건은 후발주자인 에페가 외국계 제약사들의 견제와 시장 독주의 틈바구니에서 어떤 경쟁력을 보여줄지입니다.
 
에페는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돼 체내에서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는 기전으로, 위장관계 부작용을 개선했다는 차별성을 갖고 있습니다.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과 써큘레이션(Circulation) 등 여러 학술지에 게재된 관련 연구를 보면, 에페는 40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심혈관계 안정성 연구(CVOT)에서 주요 심혈관계 및 신장 질환 사건 발생 위험도를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에페 출시가 국내 시장을 더 키우는, 이른바 ‘풍선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정 원장은 “삭센다, 위고비, 마운자로 출시로 비만약 시장은 계속 커졌고, 에페 출시 역시 국내 시장은 더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한미의 영업망도 에페의 강점”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알려진 한미약품의 영업 인력은 800여명으로, 국내 제약사 중 월등히 많습니다. 
 
주사제보다 편의성이 높은 경구용 비만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를 받으면서 비만약 시장의 이른바 ‘게임체인저’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주사제인 에페가 트렌드를 못 따라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에 대해 정 원장은 “위고비 필의 복잡한 복용법은 국내 시장 확대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일라이릴리의 경구용 비만치료제 ‘파운다요(오포글리프론)’는 편의성은 더 높지만, 주사제 대비 효과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직 국내에서 경구용 비만치료제 시장이 구축되기는 시기상조라는 겁니다. 정 원장은 “향후 한미가 경구용 비만약 치료제 차세대 파이프라인을 구축해도 늦지 않다”고 전망했습니다.한미는 에페에 대해 △당뇨 적응증 확대 △프리필드시린지(PFS) 및 멀티펜 등 제형 개발 △디지털융합의약품(DTx) 개발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일반의약품(OTC) 패키지 등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입니다. 
 
아직 에페의 약가는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한미약품 측은 “평택 스마트 플랜트에서 생산될 예정이어서 안정적 공급할 수 있어 합리적인 비용으로 시장에 공급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양균 기자 k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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