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한미약품이 창사 53년 만에 최초로 외부 수장을 맞이했습니다. 황상연 HB인베스트먼트 PE부문 대표가 대표이사로 된 겁니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서 경영진 내 갈등이 불거진 만큼, 한미약품그룹은 갈등을 봉합해야 하는 시험대에 오르게 됐습니다.
한미약품은 31일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제16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황상연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습니다. 이후 이사회에서는 황 대표를 대표이사로 선임했습니다. 종근당홀딩스 대표이사를 지낸 이력이 있는 황 대표는 1973년 한미약품 창사 이래 최초의 외부 출신 대표입니다.
한미약품의 모회사인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경영진은 이번 대표이사 선임을 계기로 갈등을 봉합하는 시험대에 서게 됐다는 평이 나옵니다. 황 대표가 선임되는 과정에서 한미사이언스 '4인 연합' 내 갈등이 부각됐기 때문입니다.
4인 연합은 창업주 고 임성기 회장의 배우자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딸인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 개인 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사모펀드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로 이뤄졌습니다. 이 중에서 주로 부각된 갈등 주체는 송 회장과 신 회장입니다.
한미약품의 기존 박재현 대표는 신 회장이 한미약품 경영에 개입했다고 주장해 온 바 있습니다. 이후 송 회장은 지난 5일 낸 입장문에서 "대주주는 경영에 직접 개입하기보다 견실한 방향을 제시하고 지지하며, 전문경영인은 부여된 권한과 책임 아래 회사를 이끌어가는 것이 한미가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길"이라고 했습니다. 이후 지난 12일 박 대표는 사임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황 대표는 이사회 종료 후 한미타워 인근 한미C&C타워에서 기자들과 만나 "'명실상부한 국내 1위의 제약사로서 한 단계 도약을 여러 임직원과 같이 이끌겠다'는 스스로의 기대와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해보겠다"라며 "기대에 부응하고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경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황상연 한미약품 대표이사가 31일 오후 서울 송파구 한미C&C타워에 있는 취재진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후 취재진이 "송 회장이 전문경영 체제로 확고하게 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지만, (황 대표가) 대주주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느냐"고 질의하자 황 대표는 "법적·상식적인 원칙에 충실해서 고객 가치, 직원 가치, 주주 가치에 충실한 경영을 하면 모든 것이 다 부합하지 않겠느냐"고 답했습니다.
이어 "어느 주주든지 차별하지 않고 총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에 입각하고, 선대 회장이 주창했던 인간 존중과 가치 창조를 항상 염두에 두고 (경영)한다면, 우려(되는) 부분이 많이 불식되지 않을까 한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대표를 맡게 된 경위·배경'에 대해서는 "지주회사를 통해서 프로세스를 거쳐서 선임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황 대표는 또 "앞으로 오랫동안 축적돼 온 연구개발(R&D) 능력 등을 더욱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여러 가지 의욕적인 구상을 하고 있다"며 "기대에 부응해 나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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