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윤석열 석방…아스팔트 보수, 헌재 앞 총궐기 선동
7일 구속취소 결정…윤씨 지지자들 "우리가 이겼다"
52일만 관저 복귀…극우 "직무복귀"·"윤씨를 지키자"
공수처 "수사기관으로서 상급법원 판단 못 받아 유감"
전광훈 "헌재, 국민저항권 발동하기 전 똑바로 하라"
2025-03-09 15:08:11 2025-03-09 15:08:11
[뉴스토마토 안창현·신태현·차종관 기자] 한동안 잠잠하던 아스팔트 보수들이 다시 집결해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습니다. 7일 법원이 윤석열씨에 대한 구속취소를 결정하고, 8일 윤씨가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돼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복귀했기 때문입니다. 아스팔트 보수들은 관저와 구치소 앞에 집결해 "우리가 이겼다"를 연호하면서 '탄핵무효'를 주장했습니다. 심지어 헌법재판소 앞 총궐기까지 선동하고 나섰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7일 오후 윤씨 변호인단이 윤씨의 구속 상태가 부당하다면서 낸 구속취소 청구를 인용했습니다. 구속취소 소식이 나오자 아스팔트 보수들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근처인 한남초등학교와 볼보빌딩에 모였습니다. 시위 사회자가 "우리가 이겼다"고 외치자, 아스팔트 보수들은 "대통령 석방하라", "부정선거 진상 밝혀라"라고 소리를 높였습니다.
 
일부 아스팔트 보수들은 방송사들이 한남동 관저 앞에서 생중계를 진행할 찰나 "빨갱이 언론"이라며 고함을 지르고 카메라 시야를 가리는 등 방해를 펼치기도 했습니다. 경찰이 혹시 모를 충돌과 사고를 방지하고자 아스팔트 보수들과 취재진 사이 펜스를 치자, 아스팔트 보수 수십명은 경찰에 달려들어 멱살을 잡거나 펜스를 밀치는 등 폭력을 휘두르기까지 했습니다.
 
서울구치소 앞에 모인 아스팔트 보수들도 "탄핵 각하", "우리가 이겼다", "대한민국 만세" 등 외쳤습니다.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볼보빌딩 앞에서 아스팔트 보수들이 경찰·취재진에게 욕설을 내뱉으며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8일 검찰은 윤씨 구속취소에 대한 즉시항고를 포기하고 윤씨를 석방키로 했습니다. 윤씨가 석방되는 건 지난 1월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된 지 52일 만이고, 1월19일 구속영장이 발부된 지 48일 만입니다.
 
윤씨가 석방된다는 소식에 아스팔트 보수들은 윤씨의 석방에 맞춰 관저와 구치소 앞에 대거 집결했습니다. 윤씨는 이날 오후 5시48분쯤 구치소 정문 밖으로 걸어 나오면서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등 여당 인사들은 구치소 삼거리에서 윤씨를 마중했습니다. 
 
그곳에서 윤씨는 경호차를 타고 한남동으로 출발, 6시14분쯤 관저 앞에 도착했습니다. 윤씨를 태운 차가 한남동에 모습을 드러내자 관저 인근에서 윤씨의 이름을 연호하던 아스팔트 보수들의 목소리가 더 커졌습니다. 윤씨는 하차해 5분 동안 자신의 지지자들과 악수한 후 다시 차량에 탑승해 관저로 들어갔습니다. 
 
8일 오후 윤석열씨가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정문 밖으로 나오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아스팔트 보수들은 "우리는 승리했다. 이겼다", "탄핵 무효", "직무복귀"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또 "오동운 공수처장이, 심우정 검찰총장이 잡아가지 못하게 (윤씨를) 지키자"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윤씨가 관저에 들어간 이후에도 한남동에서 대기하던 아스팔트 보수 상당수는 현장에 남았습니다.
 
보수단체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의 탄핵 반대 시위에서 사회를 맡았던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도 "오늘 승리는 아주 조그만 승리"라며 "계엄령이 이 땅에서 완성될 수 있게 우리가 가열차게 투쟁하자. 다음주는 헌법재판소 앞에서 총궐기하자"고 선동했습니다.
 
한편, 이날 오후 공수처는 검찰이 윤씨에 대한 즉시항고를 포기하고 석방 결정하자 반발했습니다. 공수처는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이날 체포와 구속을 담당했던 수사기관으로서 구속기간 산정 문제 등과 관련해 상급법원의 판단을 받아보지 못하게 됐다는 점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습니다.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근처 볼보빌딩 앞에서 아스팔트 보수가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9일에도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가 대통령 관저 근처에서 한남대로를 따라 주일 예배를 열었습니다. 오전 11시30분쯤 인원은 3500명 정도로 보였습니다.
 
전 목사는 "(윤씨가) 어제 나왔다. 헌재는 재판 하나마나"라며 "만약 헌재가 딴짓했다(하면) 국민저항을 발동해 한칼에 날려버려. 국민저항권 발동하기 전에 똑바로 해"라고 윽박질렀습니다.
 
이어 "공수처·중앙선거관리위원회 다 사표 내라"라며 "선관위는 범죄가 800건"이라고 했습니다. 현장에서는 전 목사의 선관위 언급에 "사형해"라고 외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근처 사랑제일교회의 예배 무대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예배 무대에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오르기도 했습니다. 윤 의원은 "여의도 가면 전부 탄핵 인용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조기 대선을 꿈꾼다"며 "조기 대선은 헛된 꿈. 탄핵심판은 각하·기각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차종관 기자 chajonggw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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