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되자'던 이재명, 지명직에 친명 꽂았다…비명계 '부글부글'
신임 지명직 최고위원에 박정현 전 대덕구청장 임명
정책위 의장엔 '친낙' 이개호 의원…"지역안배·당내통합 고려"
비명계 "실천 없는 통합" 비판…이원욱 "박정현 지명은 통합 아닌 비수"
2023-10-27 15:12:30 2023-10-27 18:57:29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이변은 없었습니다. 장고 끝에 내려진 결정은 결국 '친명(친이재명)'이었습니다. 총선 승리를 위해 첫째도, 마지막도 '단합'이라던 일성은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민주당은 27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신임 지명직 최고위원에 친명 인사인 박정현 전 대덕구청장을 임명하기로 했습니다. 김민석 전 의장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정책위의장에는 3선의 친낙(친이낙연)계 이개호(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의원이 낙점됐습니다. 당 내부에선 "친명계 지명직 최고위원을 위한 구색 갖추기용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이들의 임명안은 다음 달 1일 당무위원회에서 인준될 예정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대표가 지난 23일 당무에 공식 복귀한 전후 "당대표의 결단은 내려졌다"는 이야기들이 계속 전해졌는데요. "다양한 목소리들을 더 들어보려 한다"는 이유로 발표가 늦어지면서 다른 카드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 사이 이 대표는 '작은 차이를 넘자'는 통합의 메시지를 재차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박 신임 최고위원 이외의 다른 대안을 찾지 못했습니다. 
 
민주당은 지역 안배와 당내 통합이라는 이 대표의 인선 기조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합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충청 출신의 박 최고위원과 호남 출신의 이 의장 인선은 이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며 "(두 명의 인선은) 특별한 이견 없이 최고위원들의 의견이 일치된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통합적인 측면이 부족하다는 지적에도 권 대변인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는 "이개호 신임 정책위 의장의 경우 지난 대통령 후보 경선 때 이낙연 후보를 지지했던 분이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탕평책이라 보는 게 정확한 평가"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표 역시 이날 회의 후 '비명(비이재명)계의 우려와 비판이 있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분이 친명이냐. 저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는 화합에 비명계의 불만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전날 열린 이 대표와 전·현직 원내대표 간의 간담회에서도 홍영표 의원 등이 "보다 실질적인 조치를 위해서는 (비명계) 의원들에 대한 테러 수준에 가까운 공격을 당에서 방치해선 안 된다"며 행동으로 보여달라는 요구를 했음에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는 이유에섭니다. 
 
급기야 이원욱 의원은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들을 태극기부대와 동일시하기도 했는데요.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박정현 최고위원의 지명은 통합이 아니라 동지의 가슴에 비수를 들이대는 행위"라며 "허울뿐인 통합이 아닌 진정한 통합을 추구한다면 전면적 인적 쇄신이 있어야 한다"고 직격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