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2기 꾸렸지만…여진 '지속'
여, 신임 지도부 당무 돌입…인적쇄신 논란 여전
2023-10-17 16:08:39 2023-10-17 19:48:52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위기에 빠진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통합형·수도권 중심 '김기현 2기 체제'를 구축했지만, 당 안팎의 여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핵심 요직인 사무총장에 영남권 출신을 배치하면서 '도로 영남당'이라는 지적과 함께 '구색 맞추기용 쇄신', '무늬만 쇄신'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과연 대통령실과의 수직적 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혼란이 지속되는 모습입니다. 
 
"윤석열정부 레임덕""김기현 길어야 2주"
 
임명직 당직자 교체로 새롭게 출범한 '김기현 2기 지도부'는 17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습니다. 이만희 신임 사무총장과 유의동 신임 정책위의장은 첫 공식 활동으로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 참석, 민심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앞으로의 당의 변화를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당대표와 원내대표에 이어 공천 실무를 맡는 사무총장까지 모두 영남권 인사가 기용된 것을 두고, 당 안팎에선 인물난에 따른 고육지책이라는 의견과 국민 기대치에 못 미치는 인사라는 지적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특히 비윤(비윤석열)계를 중심으로 지도부의 친윤(친윤석열) 색채가 그대로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선거를 앞두고 공천하는 사무총장, 부총장도 100% 윤석열 대통령 사람"이라며 "김기현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를 수 없다고 본다"며 김 대표 사퇴를 거듭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보수 언론의 비판을 거론, "윤석열정권의 레임덕(권력누수)이 시작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김기현 대표 체제가) 길어야 2주"라며 "2주 동안 평지풍파를 막아낼 수 있는 충격 완화용 아이템이 없다면 후폭풍이 너무 셀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지난주에 나온 여론조사들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끝난 후 민심을 반영하지 않았지만 이번 주부터는 20%대 대통령 지지율이 나오는 조사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용산 대통령실과 당 전체를 완전히 재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 역시 자신이 만든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김기현 대표를 향해 "총선 불출마를 걸고 다짐을 해야지, 총선에서 지면 당연히 정치판에 붙어 있을 수가 없는데 정계 은퇴 운운은 뜬금없다"고 일갈했습니다. 
 
이만희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의동 정책위의장, 윤재옥 원내대표, 이 사무총장. (사진=연합뉴스)
 
여, 인적쇄신 논란에 "고육지책" 해명
 
반면 주류 진영에서는 사퇴 가능성을 일축하며 '김기현 체제'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지역 안배를 하려고 애썼지만 현실적으로 적합한 인물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수도권 중심으로 많이 배치하려고 김 대표가 애쓴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수석대변인을 지낸 유상범 의원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현재 중진 의원 다수가 영남 출신이라는 점을 한계로 꼽으면서도 "사무총장 자리를 여러 가지로 고민했는데, 현장의 비판을 몰랐던 게 아니고 고육지책으로 간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사무총장이 누가 됐든 간에 모든 공천의 중심은 수도권이 승리할 수 있는 공천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며 "거기서 영남 우위, 영남 중심의 공천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김병민 최고위원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걸로 쇄신이 되겠느냐', '보궐 참패를 이겨내기 위한 상징적 조치라고 생각하느냐' 등 국민이 주시는 말씀을 다 숙고하고 있다"며 "어느 정도 안정감도 가져가면서 변화와 쇄신을 위한 여러 걸음을 떼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기현 대표도 이같은 지적을 의식해 또다른 쇄신안으로 꼽혔던 혁신기구·총선준비기구와 남은 전략기획부총장 인선으로 분위기 반전을 모색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 대표는 이날 예정된 '서울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ADEX) 2023' 참석 일정을 돌연 취소하고 혁신안 구상에 골몰하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일각에서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에 따른 영향으로 대통령실이 당 지도부와 거리두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6일 국회 당사무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재옥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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