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가 안 보인다"…민심 경고장에도 여 '우왕좌왕'
'강서 참패'에 거센 후폭풍…김기현호, 수습책 고심
책임 없이 면피에만 급급…당 안팎 빗발치는 '책임론'
2023-10-13 16:40:27 2023-10-13 18:38:13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를 당한 국민의힘이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습니다. 민심의 엄중한 경고 이후 수습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쇄신 방향을 놓고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인데요. 일단 김기현 지도부는 총사퇴엔 선을 긋고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혁신안 마련 등 '쇄신'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하지만 면피성 대책 마련에 급급하다는 지적과 함께 당 지도부를 향한 책임론이 이어지면서 내홍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갈피 못 잡는 여…사퇴 선 그은 '김기현 지도부'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를 수습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고심 중입니다. 당초 김기현 대표는 이날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거쳐 혁신위원회 격인 미래비전특별위원회와 인재영입위원회 발족, 총선기획단 초기 출범 등 쇄신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전날 밤 최고위 회의를 주재하는 대신 최고위원들과 개별 면담을 진행하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했는데요. 혁신안 관련 여론을 조금 더 수렴하겠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실제 김 대표는 김병민·김가람·장예찬·강대식 최고위원과 개별 면담을 했고, 조수진 최고위원과는 전화 면담을 했습니다. 최고위원들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강도 높은 쇄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김 대표에게 전달했습니다.
 
다만 '지도부 사퇴론'에 대해서는 다른 입장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적당히 넘어가는 면피성 대책이 아니라 누가 봐도 지도부가 어려운 결단을 하고 '먼저 함께 책임지는구나'라고 느끼도록 고강도 쇄신 의지를 밝힐 필요가 있다는 점을 (김 대표에게) 말씀드렸다"고 밝힌 반면, 김가람 최고위원은 "당연히 책임감은 가져야겠지만, 어떤 방식으로 우리가 좋은 모습을 국민 여러분께 보여드리는 게 책임지는 건지 고민해야 한다"며 사퇴와 같은 인적 쇄신엔 거리를 뒀습니다.
 
김 대표는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나 "재보궐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민심의 변화에 대해서 우리 당을 어떻게 체질을 개선해서 국민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정당을 만들 것이냐, 그게 핵심과제"라며 당 쇄신안 마련에 대해선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면담을 시작으로 국민의힘은 오는 15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쇄신 방안에 대한 당내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며, 늦어도 내주 초쯤 쇄신안이 공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책임지는 사람 없다"…패배 후에도 '면피' 급급
 
문제는 쇄신안을 내놓아도 후폭풍이 수습될지 미지수라는 점입니다. 특히 선거 패배 이후 보여준 당의 모습도 '면피'에만 급급한 모습이었는데요. 선거 참패에 대해 어느 누구도 직접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보이지 않으면서 책임론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얼굴 전체를 바꾸는 성형 수술을 해야지, 분 바르고 화장한다고 그 얼굴이 달라지나"면서 "근본적인 당정 쇄신없이 총선 돌파가 되겠나"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각종 참사에도 정치적으로 책임지는 사람이 없고, 당력을 총동원한 총선 바로미터 선거에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면 내년 총선은 암담하다"고 쓴소리를 했습니다.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도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 생각이 바뀌고 당이 바뀌어야 된다. 용산과 당의 변화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나에 따라 내년 총선은 하나 마나 한 게임이 될 수도 있다"며 "당 지도부부터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국민의힘은 선거 과정에서 빚은 충돌로 당 안팎의 잡음도 지속되면서 더욱 어수선한 모습인데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 당시 불거진 '욕설 논란'을 두고 설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안 의원은 이 전 대표를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할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제명 서명운동까지 전개하면서 내분이 격화하고 있습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대출 정책위의장, 윤 원내대표, 이철규 사무총장.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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