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앞에서 손으로 서울 찍은 김정은 "공세적 전쟁준비"
북한, 중앙군사위 개최…중요 군사행동지침 시달
21~24일 한미 연합연습…9·9절 민간무력 열병식
2023-08-10 17:04:29 2023-08-10 19:01:2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울과 충남 계룡대 인근을 가리키면서 "전쟁 준비를 공세적으로 더욱 다그치라"고 지시, 노골적인 대남 전쟁 위협을 가했습니다. 오는 21일부터 실시되는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프리덤실드)를 앞두고 긴장감을 끌어올려 도발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북, 중앙군사위 개최…위협적 대남 메시지
 
조선중앙통신은 10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7차 확대회의가 지난 9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는데요. 통신은 김 위원장이 회의에서 한반도 정세를 심도 있게 개괄 분석하고 군대의 전쟁 준비를 공세적으로 더욱 다그치는 것에 대한 강령적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적의 군사력 사용을 사전에 제압하며 전쟁 발생시 적의 각이한 형태의 공격행동을 일제히 소멸하기 위한 당중앙의 군사전략적 기도 실현에서 기본은 강한 군대가 준비되는 것"이라며 "전쟁억제력 사명 수행의 위력한 타격 수단들을 더 많이 확대 보유하는 것과 함께 부대들에 기동적으로 실전배비(배치)하는 사업을 계속 심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신형무장 장비들을 최대 전투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게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실전훈련들을 적극 벌리며 항상 동원된 전투준비 태세를 유지함으로써 군대의 전쟁 수행 능력을 비약적으로 상승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군수공업부문의 모든 공장, 기업들에서는 현대화 되어가는 군의 작전수요에 맞게 각종 무장장비들의 대량생산 투쟁을 본격적으로 내밀어야 한다"며 무장장비생산능력조성과 생산계획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7차 확대회의가 지난 9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고 10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9·9절 열병식 앞두고…총참모장 리영길로 전격 교체
 
이날 김 위원장은 대한민국 지도의 서울 주변과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 부근으로 추정되는 지역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발언했는데요. 회의장 벽면에는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과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대형 초상화가 걸려 있었습니다.
 
통신은 회의에서 "조선반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정세 악화 주범들의 군사적 준동을 분석하고 철저히 견제하기 위한 공세적인 군사적 대응안들을 결정했다"며 "유사시 군사전략전술적 및 군사력의 확고한 우세로써 적을 압도적으로 제압, 소멸하기 위한 강화된 전선작전 집단 편성안과 작전 임무들을 심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결정된 군사적 대책에 관한 명령서에 친필 서명했는데요. 특히 통신은 "(당 중앙군사위는) 전선부대들의 확대 변화된 작전 영역과 작전 계획에 따르는 중요 군사행동 지침을 시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군 전방부대의 작전구역과 작전계획, 임무 등에 변화가 있다는 뜻으로 추정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북한의 이번 회의는 이달 21∼24일 한·미 연합훈련과 연계 실시되는 '을지 자유의 방패'를 겨냥한 차원으로 풀이됩니다. 남측과 미국의 움직임을 '적의 공격행동'으로 간주하고 대응 방안을 준비하겠다는 것은 긴장의 책임을 한미에 돌리고 도발의 명분을 쌓겠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한편 북한은 이번 회의에서 박수일 대장을 총참모장에서 해임하고 리영길 차수를 후임에 임명했습니다. 박수일은 사회안전상 임명 6개월 만인 지난해 말 당 전원회의에서 총참모장으로 승진했으나, 7개월 만에 돌연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습니다. 리영길은 2019년 총참모장에서 해임된 뒤 4년 만에 복귀하는 것입니다.
 
북한은 또 정권수립 75주년(9·9절)을 맞아 '민간무력 열병식'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7차 확대회의가 지난 9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고 10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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