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분양가상한제 폐지에 큰 폭의 자재비 인상으로 분양가는 고공행진 중인데요. 최근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로 부실시공 경각심이 확대되면서 품질·안전비용까지 더해져 앞으로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10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6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51.41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전월 대비 0.05%, 전년 대비 2.64% 상승한 수치입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 노무, 장비 등 직접공사비 변동을 측정하는 지수입니다. 주거용 건물의 경우 △지난해 1월 141.02에서 △올해 1월 149.80으로 9포인트 가량 뛰었고, 6월 150.67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가 1.3대책을 통해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 지역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하면서 분양가를 누르고 있던 규제도 사라졌습니다.
공사비가 크게 오른 와중에 가격 제한이 풀리면서 분양가는 치솟았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난달 발표한 6월 말 전국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은 3.3㎡당 1622만원으로, 전년(1456만원) 대비 11.37%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서울의 평균 분양가는 2822만원에서 3193만원으로 13.16% 뛰었고,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2013만원에서 2259만원으로 12.22% 올랐죠.
(표-뉴스토마토)
실제 최근 수도권에서 공급한 단지에서 고분양가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서울 광진구 '구의역 롯데캐슬 이스트폴'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4050만원으로 비강남권 4000만원 돌파를 알렸으며, 경기도 '광명 센트럴 아이파크'는 3700만원의 분양가로 "서울보다 비싸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높은 가격에 말이 많지만 분양가가 내릴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공사비가 오르면 올랐지,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게 건설업계 관측입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여파로 건설현장의 품질·안전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철근과 시멘트 사용량을 늘리고, 감리와 안전관리에 비용을 더 투입하는 방식으로 부실시공 우려를 타개할 방책입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설계 과정에서 하중 증가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해 충분히 여유분을 두고 있다"면서도 "이번 붕괴 사태로 설계와 시공 시 여유분을 늘려 슬래브(콘크리트 천장)를 더 두껍게 해야 하나 고민에 빠져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철근·콘크리트를 더 넣어 품질을 강화하고, 관리·감독 구조를 촘촘히 하는 등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모두 비용 증가로 귀결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양주회천 A-15BL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하중분산 지지대 등 보강 설비가 설치돼 있다. (사진=뉴시스)
자재비 상승도 그칠 줄 모르는 실정입니다. 주요 시멘트사들이 하반기 10% 이상 오른 가격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멘트에 이어 레미콘 등 줄줄이 가격이 오를 예정입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건설동향브리핑을 보면, 시멘트 가격 7~10% 인상 시 100억원 규모 주택 건설 공사 기준 4800만~6800만원의 재료비가 추가되는 것으로 계산됩니다.
나경연 건산연 경제금융·도시연구실장은 "핵심 건자재인 시멘트를 비롯한 레미콘과 콘크리트 제품의 가격 변동은 건설 생산비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비용 증가는 경영상 영업이익률 감소폭으로 이어짐에 따라 주택 부문의 경우 0.5% 내외 영업이익률 감소가 전망된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자재비와 인건비가 30% 가까이 대폭 올랐다"면서 "제반 비용까지 감안하면 공사비 오름폭이 감당할 수준을 넘어선 만큼 발주처와의 공사비 증액 협상은 물러설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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