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낮은 국정 지지율에 또 다시 '언론 탓'(종합)
TK 이어 충청행 "민주노총이 언론사들 다 장악했다"
2022-10-28 17:59:30 2022-10-28 18:16:54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충남=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8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원인으로 '언론환경'을 지목하며 "민주노총이 언론사들을 다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민생위기에 대한 뚜렷한 해법을 제시하는 대신 또 다시 '언론 탓', '민주노총 때리기'에 나섰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후 충남 천안 한들문화센터에서 진행된 '충남도당 당원과의 만남'에서 "왜 대통령 지지도가 떠오르지 않나.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만, 첫째는 언론환경이 매우 안 좋다. 일어나면 6시 KBS뉴스부터 보는데 이제 출범 5개월인 정부를 공영방송이 내려치나. MBC는 말할 것도 없다"면서 "언론사들을 민주노총이 다 장악하고 있다. 언노련(전국언론노조연맹)이 민주노총 산하에 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의 '언론 탓'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윤 대통령의 비속어 파문 관련해 "MBC는 대통령이 하지도 않은 발언을 한 것처럼 자막을 조작하여 방송했다"면서 "언론의 기본 윤리와 애국심마저 내팽개친 망국적 행태가 아닐 수 없다"고 책임을 MBC로 돌렸다. 아울러 민주당 등 야권이 추진하는 노란봉투법 등을 겨냥해 "민주당이 끝내 민주노총의 편에 서겠다면 국민의힘은 목소리 낮고 힘 없는 보통의 노동자들 편에 서겠다"고 진영대결을 꾀했다.
 
하지만 여론은 정 위원장의 주장과 다른 양상으로 전개됐다. 한국갤럽이 지난 25~27일 조사해 이날 발표한 10월 4주 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잘못하고 있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62%였다. 부정평가 응답자 중 '경제·민생 살피지 않음'을 이유로 꼽은 비율이 16%에 달했다. 한 주 만에 6%포인트 늘었다. '경험·자질 부족·무능함'이 11%로 그 뒤를 이었다.
 
28일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주재한 국민의힘 주요 당직자 연석회의가 충남 천안시 국민의힘 충남도당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이정만 국민의힘 충남도당위원장은 천안 종축장 부지와 아산 경찰병원 유치 등 충남지역에 대한 약속이 착실히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정 위원장은 안보 위기를 강조하며 지지층 재결집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시진핑 중국 주석의 3연임으로 1인 체제가 공고화된 점을 언급하며 "(시 주석의 1인 체제는)북한에 로또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올 것 같나. 핵무기 포기할 것 같나. 북한은 쾌재를 부르고 있다. 중국이란 기댈 곳이 생겼다. 중국이 북한을 충분히 먹여 살릴 수 있다. 이건 우리에게 큰 위기 요인"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북중러에 맞서는 한미일 3각 동맹의 복원을 강조하며, 한반도를 둘러싼 신냉전에 대한 우려보다 진영 논리를 앞세웠다. 이 과정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이름을 그대로 내뱉기도 했다. 그는 "오랜 세월 북중러 공산주의 사회주의 연맹과 한미일 자유민주주의 연맹 3 대 3의 세력균형이 이뤄져 왔다. 문재인(전 대통령)이 지난 5년간 사회주의와 자유주의 사이 양다리를 걸치며 3.5 대 2.5로 자유민주주의 연대협력 체계가 허약해졌다"고 주장했다.
 
이날 정 위원장의 충남 천안 방문은 비대위 두 번째 현장 일정이다. 첫 현장 일정으로 지난 13일 보수의 심장부인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한 이후 2주 만이다. 전통적 보수인 대구·경북(TK) 지지층 재결집에 이어 지난 20대 대선과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에 표심을 몰아줬던 충청을 찾아 다시 한 번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대선 당시 부친과 조부의 고향인 점을 내세워 '충북의 아들'을 자처했었다.
 
충청은 정 위원장의 정치적 고향이기도 하다. 충남 공주에서 태어난 정 위원장의 지역구는 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이며, 부친은 충남도지사를 지냈다. 이에 당 안팎에선 정 위원장이 차기 당권 도전을 저울질하는 상황에서 충청의 지지를 호소하고 자신의 세를 과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전 충남도당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충남도당 당직자 연석회의'에서 △충남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 △충남 국립경찰병원 분원 설립 △충남 국립의과대학 설치 △충남 산업단지 대개조 등 지역 현안을 언급했다.
 
한편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정 위원장의 차기 전당대회 출마설에 선을 그었다.
 
충남=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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