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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2일 15:5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으로 추진 중인 두 번 접는 '트라이폴드폰' 핵심기술이 중국에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기술은 트라이폴드폰 핵심으로, 경쟁사와 기술격차를 벌리려던 삼성의 목표가 물거품이 됐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직원 서 모씨와 김 모씨 등은 65억원을 받고 경쟁사인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 HKC에 '트라이폴드폰' 핵심 기술을 넘겼다. 해당 기술은 스마트폰을 여러번 접을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삼성전자에서도 공을 많이 들인 핵심 기술로 알려졌다.
서울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지난 1일 해당 내용을 파악하고 영장을 발부받은 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압수수색했다.
경찰 4명이 보안팀과 대동해 서 모 씨와 김 모 씨 등 사건에 연루된 직원 서랍과 컴퓨터 등을 검사했으며, 해당 직원은 이후 회사 프로필 검색이 되지 않는 등 본사 차원에서도 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직원은 특정 사이트를 통해 해당 기술을 유출했고, ‘북한꼬마’라는 ID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 '플렉스 G' (사진=삼성디스플레이)
‘멀티 폴드’ 기술 유출…생산 공정 까다롭고 난이도 높아
유출된 기술은 ‘멀티 폴드’와 관련된 기술로, 삼성전자가 올해 정식 출시할 예정인 트라이폴드폰에 탑재된 핵심 기술 중 하나다. 멀티 폴드 방식은 기존 ‘폴더블폰’과도 기술적으로 차이가 난다. 폴더블폰이 한 번 접는 데 그친다면, 트라이폴드폰은 두 번 접을 수 있어 공정이 더욱 까다롭다.
기술 난이도가 높은 만큼, 그간 삼성전자 측에서도 멀티 폴드 기술을 선보이는 것에 대해 많은 공을 들여왔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번 달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현장에서 트라이폴드폰을 최초 공개하기로 하면서 해외 정상들에게 삼성의 기술력을 선보인다는 구상이었다.
멀티 폴드 기술 유출로 인해 삼성전자는 향후 글로벌 시장 확대에도 적지 않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모델과 달리 공정이 까다로워 제품 판매량보다는 경쟁사인 화웨이 등 중국 기업과의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차원에서 개발했지만, 이번 유출로 인해 기술 경쟁이 무의미하게 됐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갤럭시Z 트라이폴드’의 정식 출고가를 420만원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더블폰 ‘갤럭시 Z 폴드7’ 256GB 모델의 국내 출고가가 237만9300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약 2배에 달하는 가격이다. 초기 생산량은 5만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IB토마토>에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면서도 "65억원이라는 금액과 더블 폴더 기술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D램·OLED 등 핵심 기술 줄줄이 유출
삼성에서 핵심 기술이 유출된 적은 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장 김 모 씨는 국가 핵심 기술인 삼성전자의 18나노 D램 반도체 공정 정보를 중국 기업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에 무단 유출한 혐의로 기소되어 지난 7월 징역 6년과 벌금 2억원을 선고받았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김 모 씨는 2016년 당시 신생 업체였던 CXMT로 이직하면서 반도체 증착 관련 자료와 7개 핵심 공정 관련 기술 자료를 빼돌리고 수백억원대 금품을 수수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조 관련 기술도 유출된 바 있다. 유출된 자료들은 디스플레이 자동화 공장의 운영 체제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기술로 알려졌으며, 차세대 기술 중 하나인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패널 공정·제조 관련 자료도 포함됐다. 해당 기술을 유출한 삼성디스플레이의 전 수석연구원 염 모 씨가 유출한 자료는 약 2412억원 상당에 최대 10년의 기술 격차를 해소하는 가치가 있다고 평가됐다. 염 모 씨는 지난 5월 징역 5년과 벌금 5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번에 유출된 멀티 폴드 기술은 중국에서도 개발되어 선보인 바 있지만, 쉽게 부서지거나 상용화가 불가능한 정도의 수준이었다”며 “기술력 우위를 강조하기에 앞서 보안부터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지금처럼 직원들이 기술 유출에 쉽게 노출되어 있는 상황에선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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