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한섬, 신사업 안 먹혔다…역성장 속 구조 효율화
뷰티·해외브랜드 사업 확장에도 4년째 역성장 예상
소비 심리 위축·경쟁심화로 느려진 재고자산회전율
해외 브랜드 확장과 자체 브랜드 중심 해외진출 지속
2025-11-28 06:00:00 2025-11-28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1월 25일 17:1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패션전문기업 한섬(020000)이 신성장동력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2021년부터 사업다각화를 추진했지만 역성장세가 지속되면서다. 내수 경기 부진으로 패션에 대한 소비가 양극화되면서 한섬이 주력으로 삼고있는 중고가 패션 브랜드 소비는 줄어든 영향이다. 이에 한섬은 지난해 뷰티사업을 영위하던 한섬라이프앤을 흡수합병한데 이어 해외패션부문도 본부로 축소하는 등 경영효율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다만, 업체측은 수입 포트폴리오 확대와 글로벌 사업 등을 중심으로 한 경쟁력 확보를 지속해나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소비부진과 경쟁심화에 지속되는 역성장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섬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1조28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조496억원) 대비 2.05% 감소했다. 같은기간 경쟁사 보다 매출 감소폭이 컸다. 올해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매출 감소폭은 삼성물산(000830) 패션 부문이 0.26%,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이 0.34%를 유지하며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증권가에서는 8월 고단가 아우터류 판매 부진과 저단가 상품 중심 판매가 이어지진 가운데 9월 명절 연휴 시점 차이로 아울렛 매출이 감소한 점이 실적 저하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최근 여성복 시장 내 인디 패션브랜드 유입이 확대로 인해 경쟁이 심화되면서 한섬의 성장 여력도 제한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같은 경쟁력 저하는 재고자산 부담으로도 이어졌다. 올해 3분기 재고자산회전율은 0.9회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2021년과 2022년 동기 재고자산회전율이 1.1회를 기록했던 것 대비 둔화됐다. 연간으로 보면 2022년 1.2회, 2023년 1.1회, 2024년 1.0회로 둔화됐다. 재고자산회전율이 1회 미만일 때에는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외형 감소는 수익성 저하로도 이어졌다. 지난 2022년 1683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2023년 1005억원으로 하락한 이후 지난해에는 635억원까지 떨어졌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역시 25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426억원) 대비 크게 줄었다. 
 
원부자재와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이 이어지면서 2022년 10.91%를 기록하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4.27%로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10월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던 한섬라이프앤을 흡수합병하면서 뷰티 부문 경쟁력 강화와 경영 효율화에 나서기도 했지만, 올해 3분기 들어서도 실적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외형이 줄면서 지난해 동기 4%대에 머물렀던 영업이익률은 올해 2.43%까지 쪼그라들었다.
 
신규 브랜드를 지속 론칭과 영업망 확대로 인해 비용이 늘어난 영향이다. 앞서 한섬은 지난 2021년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를 론칭하면서 본격적인 신성장동력 발굴에 나섰다. 2022년 니치 향수 편집샵인 '리퀴드 퍼퓸바'를 오픈한 가운데 골프웨어와 수입 패션 브랜드 아워 레가시(OUR LEGACY), 토템(TOTEME)을 국내에 들여왔다. 지난 2024년까지 총 9개 브랜드와 수입 향수 브랜드 푸에기아1833(FUEGUIA1833)을 론칭했다.
 
 
성장동력 찾기 난항 속 '글로벌 사업' 집중
  
최근에도 한섬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일환으로 해외패션 브랜드를 지속 강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3년간 해외 패션 브랜드 10여개를 선보인 한편 국내 매장 오픈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미국 럭셔리 패션 브랜드 '닐리로탄'을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에 오픈한데 이어 9월에는 이탈리아 프리미엄 아우터 브랜드 텐씨(Ten C) 매장을 연달아 열었다. 향후에도 신규 브랜드 론칭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노력에도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패션업황 악화와 양극화로 인한 중고가 패션 브랜드 부진 등이 이어지면서 한섬의 실적은 2022년 이후 지속적인 내리막길을 걸었다. 2022년 1조5422억원에 달했던 매출액은 지난해 1조4853억원으로 3.69% 줄었다. 
 
이에 한섬은 해외패션부문을 본부로 전환하고, 패션전략담당이 본부로 이관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경영 효율화 차원의 결정으로 경쟁력 확보에 지속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한섬은 수입 포트폴리오를 지속 확대해나가는 한편 자체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통해 수익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해 8월에는 파리 현지 라사마리텐 백화점에서 '타임'의 팝업을 진행했다. '시스템'도 파리에 위치한 갤러리 라파예트 오스만 백화점에 시스템 팝업을 지난 7월까지 1년간 진행한 이후 남성관 정식 매장 오픈을 앞두고 있다. 
 
동남아 시장 진출에도 나서고 있다. 한섬은 지난 9월 태국 '엠초이스&민트 2025 어워드'에서 시스템·시스템옴므 패션쇼를 진행했다. 해당 어워드는 태국 대표 엔터테인먼트사인 엠초이스와 태국 젠지(Gen Z·1997년~2010년생)에게 영향력 있는 매거진인 '민트 매거진'이 공동 주최하는 태국 최대 문화·패션 어워드 행사다.
 
한섬은 향후 태국을 교두보 삼아 향후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동남아 시장은 최근 럭셔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한섬은 패션쇼에 참가한 태국 현지 패션·유통 관계자와 홀세일(도매) 계약을 추진하는 한편, 태국 내 팝업스토어나 정식 매장 오픈 등 고객 접점 확대 노력도 병행 중이다.
 
이와 관련, 한섬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프랑스 파리, 태국 방콕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며 실적 개선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라며 "전세계 패션의 중심지인 프랑스 파리를 글로벌 진출의 전초기지로 삼아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함께 영업망을 확대해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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