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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영지 기자]
HS효성첨단소재(298050)의 성장정체 구간이 길어지고 있다. 그룹 내 유일한 소재·산업재 상장사이자 투자재원 역할을 해온 회사지만, 실적 둔화와 신사업 부진이 겹치며 기업가치가 반 토막 이상 떨어졌다. 그동안 ‘전통 산업자재 기반의 안정성’과 ‘신소재 중심의 성장성’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갖춘 기업으로 평가 받아왔지만, 최근 흐름은 오히려 투자자 기대와 괴리를 키우고 있다. 특히 2021년 이후 영업이익률과 ROE 등 핵심 수익지표가 3년 연속 하락했고, 신성장 축으로 내세웠던 탄소섬유는 오히려 실적을 끌어내리는 리스크 요인으로 전락했다. 이러한 가운데 HS효성첨단소재가 추진하고 있는 탄소섬유 체질 개선과 실리콘 음극재 진입 등 사업 재편이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HS효성첨단소재)
3년 연속 수익성 하락세
25일 업계에 따르면 HS효성첨단소재는 타이어코드와 카페트, 아라미드, 탄소섬유 등 산업자재 중심의 사업을 영위하는 그룹 내 핵심 회사다. 그룹 내 상장사 중 유일하게 소재·산업재 사업을 맡고 있어, 그룹 투자자금 조달과 현금흐름 유지를 담당하는 구조적 역할도 크다.
하지만 회사의 실적은 2022년을 정점으로 하락세가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2조49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272억원으로 27.3% 줄었다. 영업이익률 역시 7.0%에서 5.1%로 감소했다. 2021년 영업이익률이 12.2%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3년 연속 하락세다.
순이익 감소폭은 더 크다. 2022년 1602억원이던 순이익은 지난해 782억원으로 반 토막 났고, 순이익률은 같은 기간 4.2%에서 2.4%로 떨어졌다. 순이익 기반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19%에서 5%로 급락했다. 보유 자본 대비 이익창출력이 크게 둔화된 것으로, 시장에서의 투자 매력도 함께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HS효성첨단소재의 주가는 2021년 9월 80만원을 넘어서며 시가총액 3조8000억원 수준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20만원대 초반으로 내려앉아 시총이 1조원을 밑돌고 있다. 불과 3년 만에 3조원 가까운 기업가치가 증발한 셈이다.
신성장동력 역할 제대로 못한 ‘탄소섬유’
HS효성첨단소재의 실적을 끌어내린 주범은 회사가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탄소섬유 사업이다. 회사는 해당 사업에서 지난해 3분기 이후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 기간 누적 영업적자는 930억원이며, 올해만 820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같은 기간 타이어보강재 사업이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유지한 것과 크게 비교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최근 글로벌 탄소섬유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지속되며 가격 하락이 심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실리콘 음극재 사업 역시 회사가 새로 설정한 성장축 가운데 하나다. 전기차 배터리 효율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로 꼽히는 실리콘 음극재는 차세대 고용량 셀 개발의 기반으로, 글로벌 완성차·배터리 업체들도 전략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는 해당 시장에 진입하며 △기존 탄소섬유 기술과의 시너지 △신규 소재 포트폴리오 확장 △장기 성장성 확보를 노리고 있다. 그룹이 타이어 스틸코드 사업을 매각해 확보한 자금을 차세대 소재 분야로 재배분하는 것도 이 전략을 뒷받침한다. 다만 전기차 및 이차전지 시장의 침체 길어지며 해당 사업에 투자하는 HS효성첨단소재가 향후 투자금을 원활히 회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적지 않다.
앞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HS효성첨단소재가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탄소섬유 영업이익률 반등과 실리콘 음극재 상업화 로드맵 구체화, 선택과 집중 기반의 자본배분 전략이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 연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회사가 제시할 탄소섬유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과 실리콘 음극재 투자를 통한 포트폴리오 재편이 향후 수익성 개선 여부를 가를 판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HS효성첨단소재가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라는 점에서, 회사의 이 같은 체질 개선 작업이 향후 그룹 전반의 기업가치 회복과도 직결될 전망이다.
HS효성첨단소재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탄소섬유 사업의 경우 내년부터 글로벌 경기가 회복과 미중 무역갈등 해소 여부에 따라 중국 내 탄소섬유 가격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탄소섬유 수익성도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리콘 음극재 사업에 대해서는 "울산에 공장 등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며 상업생산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아 실적 반영 시점은 확답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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