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올해 항공업황은 지난해에 비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가와 달러, 금리 등 대외환경의 3중고가 예상되는 가운데 사드 배치 관련 중국의 전세기 운항 규제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항공주의 고군분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의 경우 해외여행 수요 강세와 메르스 기저효과에 따른 외국인 입국자수 강세, 저유가 기조 등이 긍정적이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최근 국적 대형사들의 잇따른 신용등급 하락으로 유동성 리스크가 높아진 상황이다. 또한 원유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에 따라 유가 상승이 예상되는 점도 부담이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4분기 합산 매출액은 전년비 0.6% 감소한 4조4000억원, 합산 영업이익은 15.5% 감소한 1832억원을 달성했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3분기 모처럼 개선됐던 국제선 수익률이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으며 2015년 4분기 메르스 사태 종료로 인한 역 기저효과로 국제선 수송실적도 당초 예상보다 증가율이 둔화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여기에다 유가 상승, 환율 급등까지 겹치면서 3사 합산기준으로 4분기는 물론, 연간 순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원달러 환율 급등이 항공사들의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고 가정할 경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의 영업이익은 환율이 10원 상승할 때마다 각각 180억원, 73억원, 25억원씩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 사드 배치 결정으로 인한 중국과의 정치적 대립도 여전히 부담인 상황이다. 최근 중국은 춘절 성수기를 앞두고 국내 항공사들의 부정기편 운항 신청을 불허했다. 춘절기간 중국인 여행객 수요 증가에 맞춰 신청한 제주항공의 6개 노선, 아시아나항공 1개 노선, 진에어의 1개 노선은 타 노선으로의 대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중국의 이같은 규제가 항공사 실적에 미칠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김영옥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전세기 운항 규제가 1~2월에 그치지 않고 연간으로 확대되더라도 이로 인한 실적 타격은 미미할 것"이라며 "국적항공사들의 중국노선 전세기 운항을 통한 매출액은 별도기준 전체 매출액 대비 0.2~1.3%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어찌됐건 대내외적 환경이 녹록치 않은 것은 분명한 만큼 각 항공사들의 위기관리 능력이 중요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대형사와 달리 제주항공의 경우 단거리 노선 중심인데다, 낮은 부채비율과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기도 한다. 한편 3일 주식시장에서
제주항공(089590)은 0.21%(50원) 하락한 2만4300원,
대한항공(003490)은 1.31%(350원) 상승한 2만7100원,
아시아나항공(020560)은 0.72%(30원) 상승한 420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지난해 2월3일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연휴를 앞두고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이 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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