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새 먹거리 쇄빙선 ‘주목’…극지 운항 선박 부상
‘피크아웃’ 우려에 새 먹거리 떠올라
북극항로 관심 커져 시장 기회 증가
한국 쇄빙선, 기술력·수주 경험 강점
2025-07-15 15:17:57 2025-07-15 15:29:52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북극항로가 완전 개통과 자원 개발 활성화로 주목받으면서 조선업계의 차세대 먹거리로 쇄빙선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국내 조선업계는 기존 쇄빙선 수주 실적을 보유하고 있어 극지 운항 선박 시장에서 존재감을 더 키워갈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중공업이 러시아 해운사 소보콤플로트로부터 수주한 쇄빙유조선 ‘바실리 딘코프’. (사진=삼성중공업).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는 8척으로, 전년 동기(65척) 대비 발주량이 급감했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 5척, 한화오션 2척, 삼성중공업 1척 순입니다. 대표적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 운반선 발주 감소에 조선업의 슈퍼사이클(초호황기)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 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선박 누적 수주량은 전년 대비 54% 줄어든 1983만CGT(표준 화물선 환산 톤수·647척)를 기록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쇄빙선이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쇄빙선은 두꺼운 바다 얼음을 깨며 항로를 개척하는 선박으로, 강재 두께가 일반 선박보다 1.5~2배 두꺼운 게 특징입니다. 특수 장비도 다수 들어가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꼽힙니다. 
 
쇄빙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북극항로 개발을 추진하면서 관심이 더 높아졌습니다. 북극항로는 북극해를 지나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해상 항로입니다. 북극항로(약 1만5000km)를 이용하게 되면, 수에즈운하 경로(약 2만km) 대비 운송 비용과 시간을 약 30% 아낄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북극해에는 약 900억배럴(bbl)의 석유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돼 가치가 높습니다. 
 
국내 조선 3사(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는 모두 쇄빙선 건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화오션은 2008년 극지용 선박 개발을 시작으로 쇄빙선 기술을 쌓아왔습니다. 2014년 15척, 2020년 6척 등 총 21척의 쇄빙 LNG 운반선을 건조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한화오션은 지난 1일 극지항해와 연구를 위해 해양수산부에서 추진하는 차세대 쇄빙연구선 건조 사업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2005년 세계 최초로 양방향 쇄빙선을 수주했습니다. 러시아 즈베즈다 조선소에 쇄빙 LNG선 10척과 셔틀탱커 7척의 선박 기자재 및 블록을 공급하는 계약은 지난달 해지됐습니다. 다만 러시아가 2036년까지 쇄빙선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라 러시아에서 추가 수주 가능성도 있습니다. 
 
북극항로가 본격적으로 상업화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업계는 선제적으로 기술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쇄빙선은 탐사, 수송, 군사 등 다양한 곳에서 수요가 발생”한다면서 “쇄빙선 역시 미래 성장 동력의 하나로 빠르게 키워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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