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들어올 때 노 젓자’…중국발 훈풍에 선박엔진 ‘잰걸음’
기술력 뛰어나 중국도 ‘러브콜’
친환경 흐름에 호조 이어질 듯
HD현대·한화, 엔진 생산역량↑
2025-07-14 15:14:12 2025-07-14 18:03:36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조선업계가 2분기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선박의 ‘심장’으로 불리는 선박 엔진 제조사들도 훈풍이 불고 있습니다. 중국발 선박 엔진 수주가 늘어난 가운데 글로벌 친환경 선박 수요도 증가하고 있어 업계는 친환경 엔진 설비 투자를 서두르겠다는 계획입니다.
 
한화엔진 창원 공장 내부 전경. (사진=한화엔진).
 
14일 업계에 따르면 선박 엔진의 중국 수출이 늘고 있습니다. 중국의 선박 수주량은 가파르게 늘고 있지만, 선박 엔진은 한국을 따라잡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HD현대마린엔진의 올해 1분기 선박 엔진 매출에서 중국 매출은 46.1%를 차지했습니다. 중국 샤먼 샹위(28.60%), 중국 타이저우 산푸 조선공업(9.14%), 중국 남통 중집 시노퍼시픽 해양공업(8.36%) 등입니다.
 
한화엔진은 지난 3월 아시아 조선사와 2029년 6월까지 2160억원 규모의 선박 엔진 납품 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한화엔진의 지난해 해외 선박 수주잔액이 모두 중국발 물량인 점을 고려하면, 업계에서는 이 물량을 중국에 납품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선박 엔진 수주가 늘어나면서 이들은 2분기에도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됩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현대마린엔진은 전년 동기 대비 45.56% 증가한 13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화엔진도 2분기 영업이익 255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7.1% 늘어난 수치입니다.
 
실적 호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전방 사업인 조선업이 호황인 데다 국제해사기구(IMO)가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내세우고 환경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입니다. IMO는 2027년 상반기부터 5000톤 이상 선박이 탄소 배출 허용 기준을 넘기면 초과분에 대해 톤당 380달러를 부과하는 ‘해운 탄소세’를 부과할 계획입니다.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친환경 선박의 수요가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디젤과 액화천연가스(LNG),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를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이중연료(DF) 엔진’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화엔진의 신규 수주 물량 중 DF 엔진의 비율은 89%에 달합니다. 업계에서는 2028년까지 중국에서 DF 엔진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업계는 친환경 흐름에 힘입어 생산 역량을 높일 방침입니다. HD현대마린엔진은 올해 엔진생산 및 크랭크샤프트 생산설비를 키워 친환경 엔진 생산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입니다. 한화엔진은 2026년 9월까지 경남 창원 선박엔진 생산설비에 802억원을 투자해 DF 엔진 생산설비 확대에 나섰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DF 엔진은 중국보다 한국의 기술이 더 뛰어나다고 볼 수 있다”면서 “글로벌 선사들의 친환경 엔진 수요는 더 커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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