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방북 가능성 낮아지자…트럼프 "김정은과 조건없는 대화"
서로에게 긍정적 시그널…APEC 계기 한반도 지형 변화 전망
2025-10-01 18:03:16 2025-10-01 19:12:37
[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북·미 담판 개최 가능성이 더 높아졌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서로에게 긍정적 신호를 보내기도 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조건 없이 대화하자"고 손을 내밀었습니다. 북·미 대화가 현실화될 경우 한반도 외교 지형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미, 비핵화 의지는 여전…북, 핵 인정 '고집'
 
미 백악관은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전제 조건 없이 대화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핵 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북한과 대화하는 데 열려 있느냐는 질의에 이같이 답한 겁니다. 백악관은 미국의 대북 정책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는 여전하다는 겁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도 김 위원장을 올해 안에 만나고 싶다고 언급했는데요.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에서 "개인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좋은 추억이 있다"며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해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우리도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습니다. 
 
미국이 북한 비핵화가 아닌 다른 의제로 북·미 대화를 추진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앞서 정부는 한반도 평화 및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혔습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북·미 대화에 회의적이었지만 최근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정부도 북한과 미국의 대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는 건데요. 김 위원장이 조건을 내세우고 대화 의향을 드러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북·미 대화가 이뤄진다면 방식은 2019년 판문점 회동처럼 재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9년 예정에 없던 한국을 방문, 김 위원장과 전격 회동을 가졌습니다. 다만 정부는 "비핵화는 한·미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일관된 목표로서, 한미 양국은 북미 대화를 포함, 대북 정책 전반에 관하여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언급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과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사진=조선중앙통신.뉴시스)
 
국제 정세 고려…미·중 대화 시 '한반도' 의제
 
북·미 대화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시 주석은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계기로 시 주석이 오는 10일 방북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달 30일 "(시 주석 방북 가능성에 대해) 예단하지 않겠다"면서도 "방북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고 전했습니다.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하지 않는 이유는 국제 정치적 고려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현재 시 주석은 APEC 정상회의 참석 가능성이 큽니다. 이 자리에서 북한은 열병식과 북·중·러 반미 연대를 강조, '핵보유국 지위' 의지를 강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2인자 리창 중국 총리와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을 만났습니다. 중국과 북한은 전략적 소통 강화를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일각에선 북한이 중국을 의도적으로 방문해 한국과 중국, 미국과 중국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또는 북한 비핵화 표현이 담기지 않도록 요청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시 주석이 방한을 앞둔 시점에서 불필요한 외교적 부담은 피하려는 건데요. 특히 중국 측은 한·미 관계를 고려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이 개최된다면 한반도 문제가 의제로 포함될 수 있는데요. 담판 결과에 따라 한반도 외교 지형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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