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수장들, 명절 앞두고 '포용금융' 행보
2025-10-01 14:06:28 2025-10-01 16:06:58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금융당국 수장들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포용금융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경기침체와 고금리 속에 서민·취약계층의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금융당국 수장들은 각각 채무조정 제도의 필요성과 금융권의 공적 책임을 강조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배드뱅크 '새도약기금' 출범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1일 서울 중구 신용회복위원회 본사에서 열린 새도약기금 출범식에 참석해 장기 연체채권 소각 절차에 착수한다고 밝혔습니다. 7년 이상 장기 연체된 소액채권(5000만원 이하)을 소각해 취약계층과 소상공인의 빚을 탕감해주는 배드뱅크(부실채권 정리 기구)는 '새도약기금'이라는 이름으로 출범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축사에서 "새도약기금은 단순한 빚 탕감이 아니라 채무자가 다시 경제 주체로 복귀하도록 돕는 제도"라며 "채무자의 삶뿐 아니라 금융시장 안정과 사회 통합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상환능력 심사 강화, 성실상환자 지원 확대, 채무 문제의 근본적 해결이라는 세 가지 중점 과제를 제시하며 "도덕적 해이 없이 공정하게 집행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행정 데이터를 활용한 소득·재산 심사를 거쳐 정말 갚을 수 없는 경우에만 채무를 소각하겠다"며 "신용정보법 개정을 추진해 금융자산에 대한 꼼꼼한 심사도 병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위원장은 "코로나 이후 취약계층·소상공인의 부채 부담이 크게 늘었고, 민생 회복 지연으로 상황이 악화된 만큼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새도약기금은 단순한 빚 감면 제도가 아니라 경제활동 복귀를 지원하는 재기 플랫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한 번 연체에 빠지면 급여 압류의 두려움 속에서 정상적인 생활과 경제활동이 불가능하다"면서 "추심의 고통까지 겹치면 심리적 부담은 더 커지고 불법사금융 유혹에도 쉽게 노출된다"면서 채무조정의 사회적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어 "과도한 부채는 개인과 가정을 벼랑 끝으로 몰고, 사회 전체로 파급된다. 정상적 생산·소비 활동에서 배제된 사람이 늘어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금은 사회적 약자들의 재기를 위한 특단의 채무조정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채무조정을 통해 부채 부담을 줄이면 소비가 늘고 금융회사 건전성에도 긍정적"이라며 "채무자의 사망률 감소, 심리적 안정 등 사회적 안정 효과도 크다"고 했습니다. 
 
양혁승 새도약기금 대표이사는 "이 제도가 성공하려면 국민의 지지와 금융권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빚에서 벗어나 재도약할 수 있는 사회 안전망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금융위는 이달부터 채권 매입을 시작해 2026년부터 순차적으로 소각 절차에 들어갈 방침입니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사회적 취약계층은 올해 안에 우선 소각을 추진합니다. 채권 매입 규모는 16조4000억원, 수혜자는 113만명으로 추정됩니다. 
 
상환능력 심사 결과에 따라 채무자는 △전액 소각(중위소득 60% 이하·재산 없음) △원금 최대 80% 감면 △최장 10년 분할상환 △이자 전액 감면 △최대 3년 상환 유예 혜택을 받습니다. 정부는 성실 상환자들의 박탈감을 줄이기 위해 △이자 감면 △장기 분할상환 △저리자금 지원 등 별도 프로그램을 병행합니다. 
 
금융권은 총 4400억원을 새도약기금 재원으로 지원합니다. 은행권이 360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부담하며, 생명보험사 200억원, 손해보험사 200억원, 여신전문사 300억원, 저축은행 100억원 등이 나머지를 분담합니다. 
 
정부는 장기 연체자의 정상 경제활동 복귀를 통해 소비 진작과 범죄 예방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채무조정은 △소득 26% 증가 △취업률 11.7%p 상승 △주택보유율 증가 △사망률 감소 등 긍정적 효과를 장기간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금융위는 밝혔습니다. 금융위는 올해 4분기 중 소멸 시효 제도 정비, 금융사 자체 조정 강화 등 종합 개선 방안을 추가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일  서울 중구 신용회복위원회 본사에서 금융위원회와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소상공인·취약계층의 장기 연체채권 소각 및 채무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개최한 새도약기금 출범식에 참석해 축사했다. (사진=금융위 제공)
 
"금융권 상생 노력 지속 기대"
 
이찬진 금감원장도 이날 서울 양천구 목사랑시장에서 하나은행, 미래에셋증권, KB손해보험, 신한카드와 함께 나눔 활동을 했습니다. 금감원은 매년 명절을 앞두고 금융권과 공동으로 전통시장을 방문, 후원금으로 생필품 및 상품권을 구입해 취약계층에 전달하는 행사를 이어왔습니다. 
 
이들은 공동으로 마련한 후원금 총 9000만원으로 떡, 과일, 건어물 등 생필품과 전통시장 상품권(온누리상품권)을 구매해 지역사회 취약계층 및 사회복지단체에 전달했습니다. 
 
이 원장은 "이번 나눔이 전통시장 상인과 어려운 이웃들이 따뜻한 추석을 보내는 데 보탬이 되길 바란다"며 "금융권의 지속적인 상생 노력이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금융사 대표들도 "추석을 맞아 소외된 이웃과 전통시장 상인들을 지원할 수 있어 뜻깊으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나눔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화답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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