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인천광역시가 시민들의 ‘외로움’을 정책 차원에서 접근합니다.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전담 조직 ‘외로움국’을 내년부터 신설하기로 한 것인데요. 시민들의 ‘고립’ ‘우울증’ ‘고독사’를 막기 위해 전담 조직을 꾸려 지차체 단위에서 대응하는 건 서울을 제외하면 전국 광역시 단위에선 최초입니다.
내년 1월부터 신설될 인천시 ‘외로움국’은 단장과 함께 2개 팀으로 구성된 총 9명 규모로 △고립 △은둔 인구 지원 △고독사 △자살 예방 등의 정책을 총괄할 예정입니다. 해당 부서는 이 같은 문제에 대한 실태조사와 정책 개발을 전담하고, 기존 사업을 성격별로 재편해 실효성 및 효과성을 높여 나갈 계획입니다. 서울시가 ‘1인가구 특별대책 본부’를 통해 1인 가구에 대한 ‘안전’ ‘질병’ ‘빈곤’ ‘외로움’ ‘주거 문제’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인천시는 ‘외로움국’을 통해 ‘고립을 통한 죽음’을 예방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인천시)
1인 가구, 특히 작년 말부터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대한민국 사회에서 ‘고립’과 ‘은둔’ ‘고독사’로 이어지는 ‘죽음의 트라이앵글’은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었습니다.
지난 9월2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 사망자는 1만4872명으로 전년(1만3978명)보다 894명(6.4%) 증가했습니다. 이 중에서 80세 이상 사망자가 전체 사망자 중 54.1%로 10년 전과 비교해 15.3% 증가한 부분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초고령화 진입과 함께 1인 노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이에 따른 ‘고립’과 ‘은둔’ ‘고독사’ 및 ‘자살’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현상은 인천도 예외가 아닙니다.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시 1인 가구는 2020년 이후 연평균 6%씩 증가해 2024년 말 기준 41만2000가구로 전체(126만 가구)의 32.5%에 달합니다. 특히 60~69세(19.1%)에서 비율이 높아 고령층의 외로움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최근 인천연구원이 발표한 ‘인천시 외로움 실태와 대응 방안’에서도 인천 고령자(60~80세)의 70.8%가 ‘외로움을 느낀다’고 응답할 정도로 외로움에 관련한 사회문제는 이미 경고등이 켜진 상태입니다.
인천시 ‘외로움TF’ 관계자는 “외로움은 단순 심리 문제가 아닌 우울증과 자살 및 고독사로 이어진다”면서 “이는 경제활동 위축과 복지 및 의료비 증가로 국내에서만 연간 7조5000억원 규모의 사회적 경제적 손실을 낳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습니다.
신병철 인천시 보건복지국장은 “외로움 정책은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 행복과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 과제”라며 “내년 ‘외로움국’을 신설해 행정 조직 차원 전담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외로움을 느끼는 시민 누구나 언제든 도움을 청할 수 있도록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 외로움 없는 인천을 만들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인천시는 ‘외로움국’ 신설에 앞서 드론을 활용한 대교 자살 예방, 분야별 생명지킴이 양성, 응급실 기반 자살 시도자 사후관리 등 자살예방사업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외로움 지원 플랫폼’(가칭 Link Company)을 구축해 상담, 일자리 연계, 문화 활동 지원, 소통 공간 조성 등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입니다.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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