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미분양 또 증가…지방 부동산 ‘악화일로’
악성 미분양 두 달 연속 증가…80% 이상 ‘지방 집중’
지방 수요 늘리려면…지방 실수요자 접근성 높여야
2025-10-01 13:56:45 2025-10-01 16:16:15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지방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는 ‘악성 미분양’이 다시 늘고 있습니다. 지방을 중심으로 누적되는 악성 미분양 물량이 건설업계와 지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체 악성 미분양 중 지방 물량 ‘83.9%’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8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만7584가구로 집계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는 전월(2만7057가구) 대비 1.9% 증가한 수치로, 6월 잠시 감소세로 전환됐던 악성 미분양이 두 달 연속 다시 증가세를 보인 것입니다. 
 
준공 후 미분양의 대부분은 지방에 집중돼 있습니다. 8월 기준 지방 소재 악성 미분양 물량이 2만3147가구(83.9%)로 집계돼 수도권의 4437가구에 비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특히 부산과 대구, 경남과 경북 일부 지역은 지역 경기 침체와 공급 과잉이 맞물리며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전국 전체 미분양 규모 역시 반등했습니다. 지난달 기준 전체 미분양 주택은 6만6613가구로 7월의 6만2244가구보다 7.0% 증가했습니다. 전체 미분양이 6개월간 감소세를 이어오다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그만큼 수요 회복이 지연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악성 미분양 증가에 지방 경제 ‘타격’…지방 수요 진작 필요
 
전문가들은 이 같은 지방 중심의 악성 미분양 확대가 단기적인 시장 변동이 아니라 지역 수요 기반이 약화된 구조적 신호로 보고 있습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대부분에서 인구 감소와 주택 구매력 하락이 동반되는 ‘수요 절벽’ 현상이 뚜렷합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2020년부터 다주택자 세금 중과로 주택 보유가 ‘똘똘한 한 채’ 중심으로 고착화되면서 수도권 내 신축·고가 아파트만 선호하는 흐름이 굳어졌다”며 “반면 지방은 인구 유출로 수요 기반이 약화되고 있지만 세제·대출 측면에서 별도의 우대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나 세금 중과를 완화해 지방 실수요자의 접근성을 높이지 않으면 지방에서 증가하는 악성 미분양 해소는 요원하다”고 말했습니다. 
 
대구광역시의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지방 악성 미분양 물량 증가 추세는 지역 기반 건설사와 금융권으로 리스크가 전이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지방 중견·중소 건설사들은 미분양 부담으로 자금 유동성이 악화되고 분양 보증이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회수에도 차질이 생기고, 지역 기반 금융기관의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윤지해 랩장은 “지방은 입주 물량이 일정 부분 조정되고 있지만,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 않는 단지가 여전히 많다”며 “정부의 공급 확대 정책도 지역별 수요 여건을 세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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