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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김규리 기자] 윤상현
콜마홀딩스(024720)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200130) 이사회를 장악하며
한국콜마(161890)그룹 경영권 분쟁의 흐름이 바뀌었다. 남매 분쟁의 발단이었던 콜마비앤에이치 임시주주총회가 열리고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001040) 부사장이 이변 없이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사실상 윤 부회장이 그룹 내 주도권을 쥐었다. 추석 이후 열릴 콜마비앤에이치 차기 대표 선임 이사회를 기점으로 회사의 건강기능식품 등 사업 재편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다만 오는 10월 말 윤동한 회장이 제기한 주식 반환 소송이 예정돼 있어 지배구조 변수가 남아 있다.
(사진=콜마홀딩스)
윤상현 부회장 측 우위 확보…윤여원 대표 거취 주목
30일 재계에 따르면 반년 가까이 이어져온 콜마그룹 오너일가 경영권 분쟁은 윤상현 부회장의 승세 속에 일단락됐다. 다만 아버지인 윤동한 회장이 제기한 증여 주식 반환 소송과 콜마홀딩스 임시 주총이 예고돼 있어 긴장 국면은 지속될 전망이다. 내부에서는 추석 직후 열릴 가능성이 높은 대표 선임 임시이사회와 위원회 재편을 기점으로 윤 대표의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윤 부회장과 함께 사내이사로 합류한 이승화 전 CJ 부사장은 베인앤드컴퍼니와 CJ 전략기획 조직을 거쳐 CJ제일제당 바이오 신사업TF를 이끈 이른바 ‘전략통’으로 꼽힌다. CJ 재직 당시 신제품 발굴과 조직 효율화를 이끌었던 경험이 있어 차기 콜마비앤에이치 대표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그룹 안팎에서는 만약 이 전 부사장이 전문경영인으 콜마비앤에이치를 이끌 경우 회사 내 부진 사업과 조직 재편이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콜마그룹 한 내부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승화 전 부사장은 윤상현 부회장과 비슷한 시기 베인앤드컴퍼니에서 같이 근무하며 오너가 친분은 물론 바이오 신사업 경험까지 갖춰 차기 대표로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며 “아직 그룹 내 공식 직함은 없지만 콜마비앤에이치 신임 대표로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6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윤 부회장과 이 전 부사장 선임안은 출석 주식 1972만8885주, 의결권 기준 69.7% 참여 속에 70% 찬성으로 통과됐다. 기존 콜마비앤에이치 이사회는 윤 대표 측(윤 회장, 윤 대표, 조영주 콜마비앤에이치 경영기획본부장)과 윤 부회장 측(오상민 법무법인 세한 변호사, 소진수 법무법인 율촌 회계사, 김현준 퀀테사인베스트먼트 대표)이 각각 3명씩 참여하며 균형을 유지했다. 그러나 이번 임시주주총회 결과 이사회가 5대3 구도로 재편되면서 윤 부회장 측이 우위를 점했고, 윤 대표는 열세에 놓이게 됐다.
일각에서는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남매 갈등이 봉합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로 윤 대표는 임시주총 직전 제기했던 소송들을 모두 취하했고, 윤 부회장 역시 이후 갈등을 원만히 풀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합의 정도에 따라 윤 대표가 직함을 유지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윤 대표의 임기 기한은 오는 2027년까지다.
다만 윤동한 회장이 제기한 주식 반환 청구 소송이 10월23일 변론을 앞두고 있고, 29일 콜마홀딩스 임시주총에서 윤 회장이 본인과 윤 대표를 포함한 신규 이사 10명을 선임하는 안건 상정도 예고돼있다. 부자 갈등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남매 합의가 이뤄지면 대표 선임과 이사회 운영에 윤여원 대표의 입지가 일정 부분 반영될 수 있다”면서도 “이와 별개로 윤 회장은 직접 (주식반환) 소송과 주총 안건을 주도하는 만큼 향후 갈등이 남매가 아니라 부자 간 분쟁으로 재점화될 여지도 있다”고 언급했다.
실적 개선 위해 전략통 전면 배치 가능성…최순위 과제는
콜마비앤에이치는 현재 실적 악화에 따른 사업 재편이 불가피하다. 올 상반기 연결 매출은 30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42억원, 당기순이익은 81억원으로 각각 17.6%, 33.0% 줄었다. 매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건기식 부문은 23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화장품 부문 역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승화 전 부사장이 예상대로 신임 대표로 선임될 경우 포트폴리오 전환, 비용 효율화, 신사업 확대가 1순위 과제가 될 전망이다. 실제 내부에서는 건기식만으로는 성장성 회복이 어렵다고 보고, 바이오와의 결합과 글로벌 포트폴리오 다변화, 저수익 제품 정리, 생산·유통 구조 재점검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경영진과 최대주주 모두 근본적으로는 콜마비앤에이치 펀더멘털 개선에 집중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최대 고객사의 내부 조정이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실적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중국향 센트룸 신제품 출시를 통한 건기식 수출 확대, 국내외 ODM 물량 확대로 인한 고객사 의존도 축소, 원가와 비용 통제 및 매출 성장에 따른 고정비 부담 완화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콜마홀딩스 측은 <IB토마토>에 “콜마비앤에이치는 해외 수출 다변화와 건기식 포트폴리오 확대를 중심으로 경영 정상화에 나설 것”이라며 “향후 전문경영인 체제 하에서 실적 부진을 벗고 체질을 바꿔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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