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빚으로 이자 갚기…12조 차입금 해소 '시급'
영업이익 1조 벌어 이자로 1조 지출
LG엔솔 지분 매각에 CAPEX 대폭 축소
2026-02-05 06:00:00 2026-02-05 06:00:00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LG화학(051910)이 지난해 석유화학 업황 부진과 글로벌 경기 둔화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여전히 과중한 규모의 차입금으로 인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단기차입금만 12조원에 육박하는 데다 이를 포함한 이자발생부채가 잔뜩 쌓인 탓에 이자비용만 연간 1조원에 달하는 상태다. 이에 LG화학은 자회사 지분 매각과 투자 축소라는 고강도 처방전을 꺼내 들며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사진=LG화학)
 
연간 이자비용만 1조원…재무 흐름 ‘빨간불’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화학의 지난해 잠정 영업이익은 1조 180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8749억원) 대비 약 35.0% 증가한 수치다. 석유화학과 배터리산업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실적 방어에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러한 수익성 개선에도 재무구조 개선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지난해 3분기 말 LG화학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약 8조 5900억원 규모지만, 유동부채 가운데 단기차입금 및 유동성장기차입금, 유동성사채 등을 포함한 차입금 규모는 11조 8600억원에 달한다. 보유한 현금을 모두 쏟아부어도 만기가 도래하는 빚을 갚기에 3조원 이상이 부족한 상황이다.
 
비유동부채에 포함된 장기차입금과 사채 등 21조 7275억원까지 합산하면 전체 차입금 규모는 33조 5875억원까지 불어난다. 리스부채를 제외한 순수 이자발생부채(단기차입금, 유동성장기차입금, 유동성사채, 장기차입금, 사채 합계)만 따져봐도 약 30조 3000억원 수준에 육박한다.
 
막대한 차입금 규모는 고스란히 이자비용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LG화학의 누적 금융비용 가운데 이자비용으로만 9947억원을 지출했다. 2024년 3분기 누적 이자비용이 6878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3000억원 이상 급증한 수치다.
 
4분기 실적까지 합산할 경우 연간 이자비용은 1조원을 가볍게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벌어들인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을 고스란히 금융권 이자를 갚는 데 소진하고 있는 셈이다.
 
현금흐름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3분기 LG화학의 재무활동현금흐름은 5조 3110억원으로 플러스(+)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재무활동현금흐름이 플러스라는 것은 차입금을 상환하는 금액보다 새로 빌려오는 금액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현금으로 빚을 갚기보다는, 만기가 도래한 기존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또다시 외부 자금을 수혈하는 ‘돌려막기’식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LG엔솔 지분·CAPEX 축소 ‘돌입’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해지자 LG화학은 고강도 대책을 내놨다. 핵심은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373220) 지분 매각을 통한 재원 확보와 투자규모 축소다. LG화학은 최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향후 5년간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현재 수준에서 70%까지 점진적으로 유동화할 계획"이라고 공식화했다.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최우선적으로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는 데 투입하고, 일부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분하겠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공격적인 설비투자(CAPEX) 기조에도 제동을 걸었다. 올해 CAPEX 규모를 지난해(2조 9000억원)보다 약 40% 이상 줄어든 1조 7000억원 수준으로 대폭 축소 수립했다. 석유화학 업황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고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무리한 사세 확장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다. 향후 2~3년 동안 연간 투자 규모를 2조원 이하로 엄격히 관리해 재무지표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방침이다.
 
사업 구조조정에도 속도를 낸다. 여수와 대산 공장을 중심으로 한 석유화학 사업재편 작업을 가속화하고, 미국 테네시 양극재 공장 가동 시점 등을 고객사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등 전방위적인 ‘재무 다이어트’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LG화학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2조원 규모로 조달한 PRS(주가수익스와프)를  활용해 차입금 상환에 우선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세금 및 배당금을 제외한 금액이 투입될 것으로 보면 될 것 같다"라며 "이 외에도 CAPEX를 연간 2조원 이내에서 관리함과 동시에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5년 동안 유동화해 재무구조 정상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선영 아이비토마토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