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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공포 이후 2026년 3월 시행을 앞두고 IT 업계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네이버 산하 6개 법인은 연합해 임금 협상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모회사와의 직접 교섭을 추진하고 있고, 카카오 역시 다음 분사 등 구조조정에 맞서 직원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법 시행까지 6개월을 남겨둔 현시점에서 다수의 자회사를 둔 IT 기업과 게임사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IB토마토>는 노란봉투법 시행이 IT 업계에 미칠 파장과 함께 현실적인 절충안이 있을지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지난 29일 민주노총 네이버지회가 네이버(
NAVER(035420)) 그린팩토리 사옥 앞을 가득 메웠다. 임금·단체협약 교섭이 9개월째 지연된 가운데 원청인 네이버가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노란봉투법에 따르면 ‘실질적 지배력’에 따라 사용자 범위를 확대하고 원청인 모회사에 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 다만, 네이버 측은 아직까지도 별다른 입장을 취하지 않고 있어 6개 법인은 오는 10월14일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지회가 네이버 그린팩토리 앞에서 3차 집회를 진행 중이다 (사진=이조은 기자)
네이버 산하 6개 법인 "원청 네이버가 교섭 나서라"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는 29일 네이버 그린팩토리 앞 인도에서 3차 집회를 개최했다. 이번 집회에는 그린웹서비스, 스튜디오리코, 엔아이티서비스(NIT), 엔테크서비스(NTS), 인컴즈, 컴파트너스 등 6개 법인 소속 조합원 400여명이 참여했다.
앞서 네이버지회는 지난 9월10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민주노총을 방문했을 당시 “네이버가 노란봉투법의 첫 성공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서한을 전달한 바 있다. 특히 모기업이 계열사의 100% 지분을 보유하고, 계열사가 전적으로 모기업의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에는 모기업이 사용자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란봉투법에 따르면 경우 ‘실질적 지배력’ 여하에 따라 사용자 범위는 확대된다. 원청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하고 있는지, 원청의 사업에 하청 근로자의 업무가 필수적이고 상시·지속적으로 편입되었는지 등에 따라 원청에 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 일본 판례에 따르면 모회사·지주사의 자회사·계열사에 대한 지분 정도, 재정에 미치는 영향 등에 따라 모회사에 대해 자회사 노동조합과 단체교섭 의무를 인정한 사례가 있다.
실제로 6개 법인은 대부분 네이버 손자회사와 주요 계열사에 해당한다. 그린웹서비스를 비롯해 인컴즈, 엔테크서비스, 컴파트너스는 네이버의 100% 자회사 아이앤에스의 100% 자회사다. 즉, 네이버의 100% 손자회사다. IT 인프라,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을 운영하는 엔아이티(NIT)서비스는 네이버클라우드의 100% 자회사다. 스튜디오리코는 네이버웹툰의 100% 자회사다. 네이버웹툰은 웹툰엔터의 100% 자회사로, 웹툰엔터의 최대주주인 네이버는 웹툰엔터 지분 62.5%를 보유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검색·커머스 등 서비스 담당하는데 사측은 '묵묵부답'
무엇보다 6개 법인은 실상 검색 서비스, 커머스를 비롯해 네이버 대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사측은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지회는 파업에 나설 전망이다.
네이버 매출에서 일등공신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단연 서치플랫폼 부문이다. 올해 2분기 네이버 매출 2조9151억원에서 서치플랫폼 매출은 1조365억원으로 35.56%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도 5.9% 상승했다. 커머스 매출은 8611억원으로 29.54%를 차지고 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보다 19.8% 증가한 수치다.
그린웹서비스는 네이버 검색 서비스 정확성을 검토하기 위해 24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유해 콘텐츠를 걸러내고 광고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컴파트너스 등은 커머스에 해당하는 검색 광고, 쇼핑 서비스 운영과 광고주 응대 등 직무를 하고 있다.
집회에 참여한 한 컴파트너스 재직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주말 근무 동의서를 임의로 배포를 해서 강행한 적도 있다”라며 “우리는 단순히 용역이라기보다 네이버에서 신사업을 진행하고 오더가 내려오면 바로 해야 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네이버지회가 네이버 그린팩토리 앞에서 3차 집회를 진행 중이다 (사진=이조은 기자)
네이버지회에 따르면 본사와 계열사 간 임금 격차는 2배 이상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의 경우 지난 2021년부터 연 1000만원의 스톡그랜트를 지급했고, 올해 임금교섭을 통해 이 중 80%인 800만원을 통상임금에 산입하기로 했다. 반면 6개 법인은 스톡그랜트의 20~30%를 인센티브 명목으로 지급하고 있다. 특별 인센티브는 연 200만원에서 600만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다만, 6개 법인이 모회사와 동일한 임금이나 동일한 복지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모기업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수준의 인상률을 요구했다. 또 명절 선물, 건강검진 당일 공가 인정 등 최소한의 복지 차별을 철폐해달라고 호소했다. 만약 사측이 무대응으로 일관한다면 오는 10월14일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넥슨 자회사 네오플 노조는 50일 이상 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노란봉투법은 시행되고 나서 어떻게 이 법이 해석되고 적용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며 “(집회에 대해) 따로 드릴 입장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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