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사이언스)서울 종로구의 44.9%가 '빠른 대중교통' 사각지대
"지하철 사각지역에 버스전용차로도 없다면 차별"
서울 교통정책 '빠른 대중수단'으로 다시 세워야
2025-10-01 09:58:17 2025-10-01 13:49:26
서울 종로구 ART(빠른 대중교통 접근성) 분석 지도. 빨간색으로 표시된 종로구의 44.9%가 ‘빠른 대중교통’ 없이 살고 있다. (사진=대한교통학회)
 
[뉴스토마토 서경주 객원기자] 서울의 교통정책이 ART(Access to Rapid Transit·빠른 대중교통 접근성)를 중심으로 다시 짜여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습니다. 
 
대한교통학회가 9월30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서울 시내버스 서비스 혁신방안’ 정책토론회에서 그린코리알포럼 운영위원장 임삼진 박사는 “기후위기와 교통 혼잡을 해결하려면 뉴욕처럼 ART 확보를 대도시 정책의 핵심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뉴욕은 지난 15년간 전용차로 3배…서울은 제자리
 
발표에 따르면 뉴욕은 2010년 79㎞에 불과했던 버스전용차로 총연장을 2025년까지 262㎞로 3배 이상 늘렸습니다. 왕복 4차로는 물론 2~3차로 도로에도 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해 지하철로 닿기 어려운 지역을 촘촘히 잇는 전략이 핵심입니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은 196.1㎞에서 197.8㎞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에 머물렀습니다. 임 위원장은 “서울은 네트워크 확충에 집중해 왔지만 ART 관점의 정책은 취약했다”고 꼬집었습니다. 
 
종로구 44.9%가 ‘빠른 대중교통’ 사각지대
 
임 위원장이 뉴욕의 기준(거주지에서 800m 이내 지하철역이나 버스전용차로 정류장 접근)을 적용해 분석한 결과 서울 종로구 시가화 면적 12.85㎢ 중 44.9%가 ART 소외지역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는 “지하철도 없고 전용차로도 없는 지역 주민들은 정시 출근이 매일 위협받는다”며 “서울시장과 공무원들은 출근시간대 “만원 시내버스에서 오도가도 못하고 고통받는 버스 이용 출근자들의 한숨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출근시간만이라도 버스전용차로를 확보해 시민의 출근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과 달리 뉴욕의 버스전용차로는 왕복 4차로에도 다수 설치되어 있다. (사진=NYC DOT)
 
버스우선신호 ‘0’…세계 대도시와 대조
 
뉴욕과 런던은 20~30년 전부터 버스우선신호(Transit Signal Priority)를 도입해 운행 속도를 10~25% 단축했습니다. 뉴욕은 1만2700개, 런던은 5500여 개 교차로가 TSP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은 버스우선신호가 사실상 전무한 상태입니다. 임 위원장은 “AI 기반 신호 제어를 도입하면 통행 시간을 20% 줄일 수 있다”며 즉각적인 정책 전환을 촉구했습니다. 
 
임 위원장은 또한 ‘찜통 정류장’을 바꿔 기후위기 대응 인프라로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린코리아포럼의 올해 여름 조사에서 서울 중앙차로 버스정류장의 평균 기온은 39.1°C로, 공식 기온보다 3.4°C 높았습니다. 임 위원장은 “버스가 제 기능을 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태양광 발전 기반 스마트 쉘터 ▲녹화 지붕을 얹은 그린 루프 등 저비용·고효율의 기후 대응형 정류장 전환이 시급하다고 제안했습니다. 
 
‘버스 개혁 2.0’…2025년이 원년
 
임 위원장은 2025년을 ‘버스 개혁 2.0’의 원년으로 삼아 2029년까지 세 단계 ART 혁신 로드맵을 제시했습니다. 
 
● 2025년 ART 소외지역 전수 조사
● 2026년 핵심 소외지역 전용차로 확충, 주요 5개 축 버스우선신호 도입, 기후대응 정류장 전면 확충
● 2027~2029년 서울 전역 전용차로 확대, 정류장 다양화·고도화
 
이 계획이 실행되면 버스 통행시간 10~25% 단축, 온실가스·대기오염 감축, 교통 혼잡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았습다. 
 
“향후 서울 교통정책, ART 중시해야”
 
차동득 대한교통학회 명예회장은 “기후위기가 심각해지면서 많은 글로벌 도시들이 다시 버스에 주목하고 있다”며 “혼잡통행료와 주차 혼잡세를 통해 자동차 억제와 시내버스 준공영제 재정 확보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전국YMCA 신종원 이사는 “지하철 노선과 버스전용차로가 중복돼 절반 가까운 지역이 ‘빠른 대중교통 소외지역’이라는 것은 ART 개념 없이 버스전용차로 정책이 피상적으로 운용된 결과다. 서울 버스가 서울 시민의 삶의 질을 드러내는 상징적 공간, 이동 수단이 되어야 하는데, 그 출발은 ART가 얼마나 자리 잡느냐에 있다고 본다. ART를 향후 시내버스를 포함한 서울 대중교통정책의 주요 지표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임 위원장은 “서울 교통정책의 핵심에 ART를 두는 것이 버스 개혁 2.0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이 교통 정의와 기후 정의를 살리고 대중교통 중심 도시로 나아가려면 ART 중심 교통정책 전환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라는 것입니다. 
 
대한교통학회의 '서울 시내버스 서비스 혁신방안' 정책토론회. (사진=대한교통학회)
 
서경주 객원기자 kjsuh57@naver.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