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준형 "북, 우크라 파병 더 적극적…144차례나 여행금지구역 넘어갔다"
"광물협정, 트럼프발 청구서…러시아 개발도 미국 것 만들겠다는 뜻"
"북한, 푸틴과 협상 위해 파병 제공…주목할 카드는 러시아 꿈 '극동개발'
"윤석열 파면, 파탄 직전 한·러 관계 기회…2년 내 '바이백 조항' 활용해야"
"김정은=뉴클리어 파워, 핵보유국 명시적 언급… CVID 집착 땐 소득 제로"
"윤정부 계속됐다면, 트럼프에 당했을 것…대미·대중에 전략적 유연성 필요"
2025-03-07 18:21:37 2025-03-07 18:21:37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이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토마토>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차철우·김유정 기자]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이 북한의 우크라이나 파병에 대해 "러시아 대사관에 확인한 바로 '북한이 훨씬 더 적극적'이라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1월에서 11월 말까지 북한군 일부의 우크라이나 공무 출장 횟수가 144차례"라고 덧붙였습니다.
 
김 의원은 지난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토마토>와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대해 "광물협정은 지금까지 미국이 투입됐던 것에 대한 청구서"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김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로 언급했다"며 "북한이 핵을 가진 걸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그래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의 비핵화(CVID)를 최종적 상태에 두고 중간 과정을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이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토마토>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다음은 김준형 의원과의 일문일답입니다.
 
트럼프, 광물협정으로 우크라이나 원조 '분할'로 갚게 만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이 광물협정에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어떻게 분석하고 있습니까.
 
광물협정은 트럼프의 거래주의로도 설명되지만 '지금까지 미국이 투입됐던 것에 대한 청구서'입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줬던 원조를 '분할로 갚아라'는 뜻이죠. 우크라이나는 다른 걸 양보하더라도 휴전 이후 안전보장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트럼프는 미국 기업을 많이 설립해 (우크라이나를) 경제적 중요지로 만들면 러시아도 침공하지 않을 것이라는 거예요. 그래서 광물협정에 서명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광물이 동우크라이나에 가장 집중적으로 있거든요. 트럼프는 러시아 개발도 자기가(미국이) 먹겠다는 생각입니다. 미국이 집중 투자해서 경제중심지로 만들면 전쟁이 나지 않을 거라는 게 트럼프의 방식이죠.
 
- 말씀하신 트럼프발 청구서가 우크라이나에 몰아치고 있습니다. 후폭풍으로 무엇을 예상합니까.
 
그날의 장면(정상회담)을 돌이켜보면 처음부터 어긋났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군복을 입고 왔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보고 '너 잘 차려입고 왔네'라고 말했는데요. 사실 이게 불만을 표현한 거예요. 미국은 젤렌스키가 양복을 입고 오길 바랐거든요. 군복을 입고 왔다는 건 '전쟁을 계속해야 겠다'는 거예요.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신(젤렌스키 대통령)은 좋은 위치에 있지 않다. 우리가 없으면 당신에게는 (전쟁을 끝낼) 아무 카드도 없다'고 한 거죠. 굉장히 매몰차지만 지금 상황에서 매우 정확한 표현이에요.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미 임기를 넘긴 상황이고 (전쟁에서) 지고 있는 데다, 미국의 절대적 지원으로 지금 버티고 있는 겁니다. 결국 트럼프의 말대로 카드가 없으니 광물협정에 서명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이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토마토>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북한, 러시아보다 파병에 적극적…북·러 협력 노리고 있어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2월 첫주부터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에 북한군이 다시 투입됐다고 합니다. 북한군의 추가 파병 의미가 무엇입니까.
 
러시아가 북한군을 절박하게 필요로 하느냐를 살펴봐야 돼요. 전세를 보면 러시아가 유리한 상황인데, 훈련도 안 된 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총알받이로 한다는 게 상식적이고 합리적이지 않거든요. 러시아가 북한의 도움을 저렇게 많이 받는다? 러시아로서는 별로 남는 장사가 아닙니다. 제가 러시아 대사관에 확인한 바로 '북한이 훨씬 더 적극적'이라고 해요. 그러니까 (북한은) 차후 러시아와의 협상을 위해 제공했다고 봅니다. 북·러 협력이 굉장히 진전될 거라고 보고요. 특히 '극동 개발'도 얽혀있다고 생각합니다. 러시아의 극동 개발은 꿈입니다. 러시아가 한국과 일본에 엄청 원했던 건데요. 여기에 북한이 본격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꽤 있습니다. 제 추측입니다 1만2000명의 북한군이 군 일부와 건설 인력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러시아와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동시에 압박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입니까.
 
지금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퇴진한다면 오히려 천만다행입니다. 한러 관계가 파탄 나기 직전이었어요. 의원실에서 파악한 결과 작년 1월에서 11월 말까지 우크라이나 공무 출장 횟수가 144차례입니다. (우크라이나는) 여행 금지 구역이기 때문에 외교부의 허가를 받아야 해 외교부에 자료가 있습니다. 살상 무기가 먼저 갔을 것이고 우리도 파병했을 가능성이 꽤 있습니다. 다행히 그렇지 않고 끝났기 때문에, 한러 관계가 회복할 가능성이 꽤 커졌다고 생각합니다. 러시아는 북한의 도움이 좋기는 하지만 한국과의 관계를 끊고 싶어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또 전쟁 가운데 (러시아에서) 버티는 한국 기업이 70%가 넘습니다. 현대차그룹도 전쟁이 끝나면 2년 내 1만루블(약 14만원)로 공장을 되살 수 있는 바이백(재매입) 조항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부분을 활용해서 러시아와의 관계를 회복시켜야 된다고 생각해요.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이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토마토>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북한, 핵 가진 사실 인정해야 비핵화로 갈 수 있어"
 
- 박지원 민주당 의원께서 '한반도 비핵화 3단계론'을 제안했습니다. '비핵화를 출구에 놓자'는 게 어떤 의미입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라고 언급했습니다.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서 인정받은 핵 보유국(nuclear weapon state)은 5개국입니다. 이외 NPT 체제 바깥의 나라가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세 나라가 있습니다. 만약 북한이 핵 보유국으로 들어간다면 후자에 속하겠죠. 근데 지금까지는 이게 금기시됐어요. 분명히 (북한이) 핵을 가진 건 사실이에요. 근데 이렇게 얘기하면 북한의 핵을 수용하는 것처럼 받아들인단 말이에요. 이걸 인정하지 않으면 무조건 비핵화(CVID)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사실 지난 12년간 아무것도 안 됐죠. 입구에 놓았던 비핵화를 최종적 상태로 두면 중간 과정을 할 수 있게 됩니다. 
 
- 한국의 정치적 공백이 큰 상황입니다. 미국과의 관계가 위태로워졌다고 봅니까.
 
트럼프의 특징 중 하나는 상대가 있는 곳에서 제압하는 걸 좋아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우리는 매를 맞는 순서가 뒤로 간 거예요. 윤석열 대통령이 있었더라면 철저하게 당했을 겁니다. 왜냐하면 미국한데 다 의존하고, 모두 줄 준비가 돼 있던 사람이잖아요. 정신 승리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국민의 지지를 받는 다음 정부가 미국을 상대하는 게 더 맞다고 봅니다.
 
- 여러 인터뷰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많이 강조하던데요. 무엇을 의미합니까.
한·미 동맹에서 미국이 원하는 게 한중 관계를 해치거나 국익을 해칠 때는 우리가 그에 대해서 자율성을 발휘한다는 거예요. 어떤 진보 정부도 미국과 중국을 같이 취급한 적이 없어요. 진보 정부에서 '균형 외교' 단어를 쓰면 그 자체로 공격받고 프레임에 빠지는데요. 실제로 문재인 정부 때 '한·미 관계를 근간으로 하되 한·중 관계를 해치지 않는다. 우리는 한·미 동맹의 근본이다'는 정의가 딱 맞다고 봐요.
 
차철우·김유정 기자 pyun979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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