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3월 5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기업결합심사는 과거의 경쟁 상황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미래의 경쟁 환경을 예측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과거와 현재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향후 시장 구조를 전망하는 경제 분석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인수·합병(M&A) 과정에서 기업결합 신고요건을 충족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때 공정위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경제 분석을 통해 M&A 이후의 가격 인상 가능성 등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법무법인(유한) 태평양의 BKL 법경제학센터는 이러한 경제 분석이 필요한 사건에서 경제 이론과 실증 분석을 바탕으로 다양한 대응 논리를 개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 외에도 네이버(
NAVER(035420))의 동영상 서비스에서의 부당 고객 유인행위 관련 취소소송, 배합사료 제조·판매 사업자들의 담합 관련 취소소송,
LS(006260)그룹의 부당지원행위 관련 취소소송 등 다양한 행정 소송에서도 전문성을 발휘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사진=법무법인 태평양)
다음은 권도형 변호사와의 일문일답이다.
-현재 태평양에서 맡고 있는 업무에 대해 소개 부탁드린다.
△공정거래 분야의 자문 및 송무 업무를 주로 담당하고 있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 분쟁조정,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대응, 제재 처분에 대한 행정소송, 담합손해배상소송과 같은 민사소송 등 공정거래위원회 소관 법률과 관련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기업결합 관련 자문, 컴플라이언스 자문 등도 담당한다.
-BKL 법경제학센터(Center for Law and Economics)의 구성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어떤 활동을 하는지 궁금하다.
△BKL 법경제학센터는 경제분석이 필요한 사건에서 경제학 이론과 실증분석을 통해 다양한 대응 논리를 개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으면 경제분석이 잘 이해되지 않고 어렵게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경제학과 법학을 모두 전공한 변호사로서 경제학 비전공자들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경제분석 내용을 쉽게 글과 말로써 풀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 같은 사건이라도 경제학자가 바라보는 시각과 법률가가 바라보는 시각이 다를 수 있는데 두 시각을 모두 이해하고 BKL 법경제학센터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잘 조율해 최적의 대응 논리를 발굴해 내는 데에도 일조하고 있다.
-기업결합 과정에서 경제분석이 중요한 이유가 있다면?
△계약이 체결된 M&A가 기업결합 신고 요건에 해당할 경우 기업결합신고를 하고 공정위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를 받지 못하면 딜을 마무리할 수 없기 때문에 분석 및 자료를 만들어서 공정위를 설득하고 거래를 성사시켜야 한다. 이 과정에서 경제분석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특히 태평양은 법경제학센터를 통한 경제분석이 가능하고 50여 명이 넘는 공정거래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이에 공정거래 관련해서는 기업 경제 분석부터 자문, 분쟁, 조사, 수사 단계까지 원스톱으로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공정거래 사건에서도 경제분석의 역할에 대한 이해와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어떤 측면에서 중요한지 궁금하다.
△시장에서의 경쟁 양상이 다양하고 복잡해짐에 따라 특정 행위가 경쟁에 미치는 효과나 소비자 후생에 미치는 효과 분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경제분석은 다양한 경제학 모형에 객관적인 데이터를 활용해 이러한 효과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경제분석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기업결합의 경우 가격 인상 가능성을 분석하거나, 시장에서 경쟁이 일어나는 범위, 즉 관련 시장을 획정하는 데에 다양한 경제분석 기법이 사용되고 있다. 담합의 경우 담합의 존부와 경쟁제한 효과 등을 분석할 때 경제분석이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특히 담합손해배상소송에서는 손해액을 산정할 때 경제분석 결과가 핵심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사진=법무법인 태평양)
-HD한국조선해양의 STX중공업 인수나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등 기업결합 관련 자문도 많이 맡아왔다. 주로 어떤 자문을 받게 되고, 어떤 방식으로 업무를 하는지 설명 부탁드린다.
△통상 기업결합 신고의무가 있는지, 기업결합 신고의무가 있다면 시정조치 가능성을 포함해 승인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에 관한 분석을 먼저 하게 된다. 그다음으로 기업결합신고를 하기로 결정되면, 기업결합신고서를 작성해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하게 되는데, 신고서 제출 이후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자료보정 요청에 대응하고, 필요시 별도의 의견서를 제출하는 경우도 있다.
-기업결합심사 시 어려운 점이 있다면?
△기업결합심사의 경우 이미 벌어진 과거의 경쟁상황을 평가하는 것이 아닌, 아무도 경험해 보지 못한 미래의 경쟁상황을 예측하는 것이기 때문에 과거와 현재의 데이터를 이용해 미래의 경쟁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경제분석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새로운 시장이나 동태적인 시장 등 복잡한 시장일수록 경쟁제한 여부 판단 시 이를 계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경제분석의 역할이 크다.
-그동안 담당했던 자문에서 경제분석을 활용한 사례가 있다면 설명 부탁드린다.
△현대제뉴인(현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 인수와 HD한국조선해양의 STX중공업(현 HD현대마린엔진) 인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현대제뉴인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건의 경우 당사회사의 합산점유율이 50%가 넘었음에도 관련시장과 경쟁상황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경제분석을 통해 시정조치 없는 무조건부 승인(unconditional approval)을 받았기 때문이다. HD한국조선해양의 STX중공업 인수 건의 경우 이해관계자가 첨예하게 의견을 제시했음에도 엔진 부품에 한정된 행태적 시정조치만으로 승인을 받아 고객을 크게 만족시켰기에 기억에 남는다.
-공정거래 분야의 자문과 송무 업무도 담당하고 있다.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
△네이버 동영상의 부당한 고객유인행위 관련 취소소송이 기억에 남는다. 해당 소송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플랫폼 기업의 자사우대 행위와 관련된 사건이다. 아직 대법원에 계류 중이긴 하나, 적어도 서울고등법원 단계에서 정보제공과 관련해 부당한 고객유인행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차별적 정보제공만으로는 부족하고, 구체적인 후속 행위가 있어야 한다는 법리를 끌어냈을 뿐만 아니라, 판결 선고로 플랫폼 기업들이 검색알고리즘을 변경할 때 중요 속성정보와 같은 자사의 영업비밀을 공개해야 하는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뿌듯함을 느낀다.
-최근 가장 주목하고 있는 이슈가 있다면?
△지난해 티메프 사태를 계기로 플랫폼에 대한 규제의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는 만큼, 최근 가장 주목해야 하는 이슈는 플랫폼 규제로 생각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티메프 사태 이후 플랫폼 규제 강화를 위해 공정거래법과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플랫폼 감시 강화를 위한 조사인력을 증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플랫폼 규제 강화 움직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태평양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이나 향후 목표는?
△경제가 어려울수록 실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태평양은 '고객의 인정과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대한민국 최고의 로펌'이 되는 것을 목표로 최고의 실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과 훈련, 인공지능(AI)과 같은 신분야에 대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