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부산 강서구 부산항만공사 부산신항지사 부산항 홍보관을 방문, 박형준 부산시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부산=뉴스토마토 김유정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5개월 만에 부산을 방문했습니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부산·울산·경남(PK) 민심을 확보하기 위한 동진정책에 시동을 건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표는 6일 오전 부산항만공사에서 박형준 부산시장과 만나 북극항로 개척의 필요성을 강조했는데요. 이 대표는 "북극항로 개척이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라면서 "이미 북극항로는 규모가 작긴 하지만 정기 항로가 개척돼서 운행 중이다. 앞으로 계속 해빙이 이뤄지고 2030년대가 되면 상당히 활발하게 이용되지 않겠냐"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해양강국 도약을 위한 북극항로개척 부산 현장 간담회'에서도 "최근 석유·화학·철강 산업들이 중국과의 특수한 관계로 인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며 "부산을 포함한 동남권, 서남해안은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에서까지 북극항로에 관심이 매우 높아지는 상황"이라며 "대한민국 부산항을 중심으로 한반도가 북극항로를 거점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는 결정적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PK 지역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해 22대 총선 당시 민주당이 부산에서 18개 선거구 중 1석밖에 얻지 못했기 때문에 이 지역에 적극적으로 정책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인데요.
다만 박 시장은 이날 북극항로 개척보다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과 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더 시급한 현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박 시장은 "북극항로 문제는 시급한 문제와 중요한 문제 중 중요한 문제에 속한다"며 "특별법과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부산 입장에서 매우 시급하고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시장은 이 대표와 비공개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면담 결과가)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이 대표가 특별법과 산은 이전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이 냉담하게 대응했다는 것은 저를 무시했다는 생각을 넘어서서 우리 부산 시민들을 냉대했다는 생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과 산업은행 이전에 대해 '검토해 보겠다'고 답변했다"며 "(민주당이나 이 대표가) 부산에 애정이 없다고 폄훼하시는 건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재성 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은 "사전에 오늘은 북극항로 개척 이야기를 중심으로 논의하기로 합의된 자리였다"면서 "이런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건 유감"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서) 부산의 금융과 산업발전 방안은 다음 주 월요일에 별도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오후 예정됐던 이 대표와 송기인 신부의 차담이 송 신부의 건강 문제로 취소됐다고 전했습니다.
부산=김유정 기자 pyun979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