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무리수에…친윤·친한 '모두' 반발
'송언석·나경원·윤상현·장동혁' 인적쇄신 후폭풍
나경원 "무차별 내부 총질"…장동혁 "오발탄"
2025-07-17 16:44:39 2025-07-17 18:39:31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유정 기자]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나경원·윤상현·장동혁 의원의 인적쇄신을 요구하면서 후폭풍이 거셉니다. 윤 혁신위원장은 친한(친한동훈)계를 향해서도 "버젓이 계파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직격했는데요. 이에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계 모두 반발했습니다. 특히 윤 혁신위원장이 자신의 혁신안에 대해 당 지도부의 반응을 '다구리(몰매)'라고 표현하면서 당내 갈등이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윤희숙 "중진 책임지는 모습 보여달라"…'인적쇄신' 재차 요구
 
윤 혁신위원장은 지난 16일 송 비대위원장과 나경원·윤상현·장동혁 의원이 인적쇄신 대상이라며 거취 표명을 요구한 데 이어 17일에도 중진들을 향해 인적쇄신을 재차 요구했습니다. 
 
윤 혁신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중진께서 아름답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며 "그간 당을 이끌어오신 분들의 희생과 헌신이 절실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내란 프레임을 지금 확실하게 벗어나지 못하면 앞으로 10년간 절대 소수 야당으로 지리멸렬하거나 내란당이란 오명으로 공격받아 부서지는 길밖에 없다"며 "2004년 ‘차떼기’로 당이 존폐 위기에 처했을 때 당대표를 필두로 37명의 중진들이 불출마 선언을 통해 당을 소생시키고 젊은 정치에 공간을 열어줬다”고 했습니다. 
 
앞서 윤 혁신위원장은 전날 송 비대위원장과 나·윤·장 의원을 1차 인적쇄신 대상으로 지목한 바 있습니다. 그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과거와의 단절에 저항하고 당을 탄핵의 바다에 밀어 넣고 있는 나·윤·장 의원, 송 비대위원장은 스스로 거취를 밝히라"고 했습니다. 아울러 "지난 13일 이 자리에서 당이 지금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책임이 있는 분들께 사과를 촉구했다"며 "그런데 사과는커녕 사과할 필요도 없고 인적쇄신의 필요도 없다며 과거와의 단절 노력을 부정하고 비난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똑같이 절망스러운 것은 지난 3일간에도 계파 싸움이 계속됐다는 것"이라며 "3년 전에는 친윤 계파가 등장해 당 의사결정을 전횡하더니 소위 친한이라는 계파는 지금 언더 73이라는 명찰을 달고 버젓이 계파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희숙 혁신위원장의 '인적쇄신 대상' 발언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쇄신 지목 의원 '반발'…'다구리' 표현에 갈등 증폭
 
윤 혁신위원장에게 쇄신 대상으로 지목 받은 이들은 거세게 반발에 나섰습니다. 특히 윤 혁신위원장이 혁신안에 대한 당 지도부의 반응을 '다구리'로 표현하면서 당내 갈등이 더 증폭되는 분위기입니다. 
 
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선 이후 당 내부를 향한 무차별 내부 총질이 하루도 끊이지 않는다"면서 "당의 존재 이유와 존립 기반을 무너뜨리는 것이 혁신이냐"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혁신위가 요구하는 사과는 사과가 아니다. 탄핵에 반대했고, 우리 당을 대선에서 지지해줬던 40% 국민에 대한 배신이자, 소신 없는 정치인의 자기부정일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장 의원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 거취를 표명해야 할 사람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라며 "윤 위원장의 오발탄으로 모든 게 묻혀버렸다"고 했습니다. 윤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저를 치라. 저는 당을 위해 언제든 쓰러질 각오가 돼 있다"며 "정말로 당과 보수 재건을 위한 혁신이라면 저를 먼저 혁신위원회로 불러달라"고 했습니다. 
 
다만 송 비대위원장은 "당의 역량 강화와 혁신을 위한 충정으로 (요구)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윤 혁신위원장은 이날 혁신안을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 보고한 후 기자들과 만나 "(회의 결과는) '다구리'라는 말로 요약하겠다. 비대위 회의 안에서 당이 쇄신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느끼기 어려웠다"고 평가했습니다. 당헌·당규에 계엄·탄핵에 대한 사죄 명시, 최고위원회 폐지 등 지도부 개편, 일부 현역 의원 거취 표명 요구 등의 혁신안에 대해 비대위 참석자들 여럿이 강하게 반발하며 몰아세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반면 윤 혁신위원장의 '다구리' 표현에 당 지도부는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어제 혁신위원들에게 확인해보니까 누구와도 공유한 게 없었다"며 "본인이 개인 자격으로 (혁신위를) 대표한 것을 지적한 것인데 그것을 '다구리'라고 표현한 것은 도가 지나치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국민의힘은 쇄신은커녕 당내 갈등만 갈수록 커지는 모습입니다. 
 
혁신위는 오는 18일 추가 회의를 열고 4차 혁신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이 회의에서 당대표를 100% 국민투표로 선출하는 방안이나 2·3차 인적쇄신 대상자 명단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오는 20일 의원총회에서는 혁신안 수용 여부가 논의됩니다. 
 
김유정 기자 pyun979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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