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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영지 기자]
효성화학(298000)이 수익성 부진과 외화차입금 환산손실 증가로 인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며 주식매매거래까지 정지됐다. 지난해 특수가스 사업부를 매각했음에도 처분 손익이 지난해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아 자본잠식을 피하지 못했다. 올해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 대금이 유입됨에 따라 일부 재무 상태가 개선될 전망이지만,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회사는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원재료를 저렴하게 들여와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사진=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매각…주식거래 정지 조기 해소 '가능성'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지난해 2조838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170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원재료인 프로판 가격 상승과 중동 지역 분쟁으로 인한 해상 운임 급등 등이 수익성 회복을 저해했다. 특히, 연말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외화차입금 환산손실이 발생하며 재무 부담이 가중됐다. 영업현금이 부족해지자 회사는 차입금을 끌어다 쓰기 시작하며 지난해 기준 순차입금이 약 2.7조원으로 늘었다. 여기에 연결 기준 자본총계는 -680억원을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이는 2023년 말 619억원의 자본총계에서 크게 악화된 것이다.
이에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효성화학이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일인 오는 3월31일까지 자본잠식 해당 사유 해소 사실을 입증하는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효성화학은 지난 2022년 연간 408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뒤 2023년에는 3469억원, 지난해 3분기까지는 2251억원 순손실을 냈다. 이에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자본총계는 325억원에 불과했다. 업황 악화로 수익성 회복이 요원한데다 매분기마다 1000억원에 달하는 금융비용과 감가상각비 등을 감안하면 효성화학의 자본잠식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는 게 업계 안팎의 목소리다.
효성화학은 자본잠식 등 재무구조 악화를 막기 위해 지난해 12월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 계약을 체결했지만, 영업양수도 종결일이 지난1월31일로 정해지면서 처분 손익이 2024년도 재무제표에 반영됐지 못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결 기준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하지 못한 효성화학은 주식매매거래가 정지됐다.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 계약 당시 1380억원의 계약금을 수령했지만, 연말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외화차입금 환산손실로 해당 효과가 대부분 상쇄됐다.
이달 초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이 완료되면서 효성화학은 총 9200억원의 매각 대금을 확보했다. 이 중 매각 차익 6000억원이 발생하며 1분기부터 연결 기준 자본총계가 3597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주식매매거래 정지는 조기 해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이달 내에 특정목적감사보고서를 제출해 거래소에 자본잠식 해소를 입증한다는 방침이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서 제외될 경우 4월 내 주식거래 재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수가스 매각 수익성 '타격' 부메랑…중국 공급과잉에 '속수무책'
다만,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으로 인해 효성화학의 사업구조는 PP(폴리프로필렌) 중심으로 재편됐다. 문제는 중국의 대규모 PDH(프로판 탈수소화) 설비 증설로 인해 PP 시장의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PP 가격 상승이 제한돼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단기간 내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PP 스프레드는 2022년 이후 톤당 200달러 이하 수준으로 하락한 상태다. 지난해 4분기에도 PP 사업 부진이 지속되면서 회사는 1006억원의 분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효성화학은 유동성 대응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추가적인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추진 중이다. 베트남 법인 지분 매각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추가적인 자금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력 사업인 PP 부문의 경쟁 심화와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지속될 경우 장기적인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또 자본잠식으로 인해 회사의 자본시장 접근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어, 채권자들의 반응 역시 주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효성화학의 주식매매거래 정지는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 대금 유입에 따라 조기에 해소될 가능성이 높지만, 근본적인 수익성 개선 없이는 재무구조가 지속적으로 악화될 위험이 있다. 향후 사업구조 개편과 추가 재무구조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재무구조 안정화와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 효성화학이 PP 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등의 추가적인 전략을 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효성화학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PP/DH 부문은 공급망 다각화를 통해 중동 등 원재료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곳에서 들여올 계획이며 이를 통해 떨어진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면서 "특수가스 사업부를 매각한 것도 재무구조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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