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폭탄 끝엔 '중국'…G2 패권경쟁 '2R'
'마가'에 맞서는 '동풍'…트럼프·시진핑 '진검승부'
2025-03-07 18:06:07 2025-03-10 11:48:11
[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의 끝엔 중국 제조업이 있습니다. 그간 글로벌 경제는 '세계의 시장' 미국이 '세계의 공장' 중국 등에서 생산된 제품을 소비하는 방식으로 지탱됐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무역구조를 더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입니다. 패권국으로 굴기하려는 중국, 주도권을 지키려는 미국 간 축적돼 온 긴장이 '트럼프 2기' 출범과 함께 최고조로 치닫는 모습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고집하면 공격"…강해진 비판 수위
 
왕이 중국 외교부장(장관)은 7일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외교장관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중국 압박을 고집한다면 단호하게 반격하겠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우리는 끝까지 맞설 수밖에 없다"고 했던 지난 2월 발언보다 비판 수위가 한층 높아진 겁니다. 
 
그는 "미국이 지난 수년간 관세·무역 전쟁에서 얻은 게 뭐냐"며 "무역 적자, 제조업 경쟁력, 인플레이션 중 하나라도 나아진 게 있는가"라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중국은 미국과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곤 있지만 '성장'을 앞세워 반격의 자신감 드러내는 분위기입니다.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3년 연속 '5% 안팎'으로 설정하는 등 도전적 목표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2차례에 걸쳐 모든 중국산 제품에 총 2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초유의 상황에도 추가 경기 부양책과 함께 내수 진작을 통해 정면 돌파하겠다는 겁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태도도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시 주석은 전날 중국 창업자들을 만나 "장기적으로 동풍이 서풍에 우세할 것"이라고 독려했는데요. 중국에서 동풍은 중국식 사회주의, 서풍은 서구의 자본주의 의미하는데요. 중국은 미국과 정반대 가치 내세우면서 '미 우선주의'의 불합리성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있습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장관)이 7일 외교정책·대외관계 분야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중국 부상에 초조한 미국
 
이 같은 중국의 행보는 몇 년간 중국이 첨단과학 분야에서 보여준 급속한 발전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중국은 최근 전기차·AI(인공지능)·로봇·양자컴퓨터·반도체 등 다양한 첨단 분야에서 미국을 앞지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전쟁이 발발한 배경도, 미국이 화웨이라는 중국 최고 기술력을 가진 기업을 특정해 수년째 제재를 가하는 것도, 바이든 행정부에서 중국으로 유입되는 첨단 반도체를 최대한으로 제한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모두 AI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초기 구간에서 중국의 발전 속도를 최대한 늦추기 위해서라는 분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통해 공급망을 중국에서 북미로 옮기려고 하는 것도 마찬가지인데요. 문제는 중국은 물러서지 않을 거란 점입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10+10% 관세 인상'에 맞서 오는 10일부터 미국산 농축산물을 대상으로 10∼15% 보복 관세를 부과하고, 일부 미국 기업에 전략물품 수출 통제 제재를 가하는 동시다발 대응에 나섰습니다. 중국은 미국 농산물의 최대 수출국으로, 전체 수출의 17%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선 향후 지속될 관세전쟁에서 최종 승자는 중국이 될 거란 평가도 나옵니다. 국제정세도 '친미 대 친중'을 두고 요동칠 전망입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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