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추락한 대한민국 '삶의 만족도'
한국인 삶 만족도, OECD 최하위권
실업률 0.1%포인트↑…교육비 '악화'
국민총소득 올랐지만 가구순자산 '퇴보'
해소 기미를 보이지 않는 '빈곤율'
"부정적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2025-02-24 18:10:28 2025-02-24 18:10:28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윤석열정부의 경제팀이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공언해왔지만 공염불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선세를 보인 한국인 삶의 만족도가 4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기 때문입니다. 
 
청년 스트레스와 젠더 갈등, 미래 대비에 대한 불안, 무력감, 높은 경쟁 등이 주된 요인으로 축약됩니다. 사회 전반에 걸쳐 민주주의 성숙에 필요한 사회적 연대나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위한 혁신 가능성을 떨어뜨리는 부정적인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24일 통계청의 '국민 삶의 질 2024' 주요 지표를 보면, 지난 2023년 한국인 삶의 만족도는 6.4점으로 전년보다 0.1점 하락했다. (출처=통계청)
 
삶의 만족도 '최하위권'
 
24일 통계청의 '국민 삶의 질 2024' 주요 지표를 보면, 지난 2023년 한국인 삶의 만족도는 6.4점으로 전년보다 0.1점 하락했습니다. 지난 2013년 5.7점을 기록한 삶의 만족도는 2017년 6.0점, 2018년 6.1점으로 개선세를 보였으나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과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6.0점에 머무른 바 있습니다
 
코로나19 유행병이 한창이던 2021년 6.3점, 코로나19 이후인 2022년 6.5점으로 뛰었지만 2023년에는 4년 만에 하락 전환한 겁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과 비교할 경우 38개국 중 삶의 만족도 순위는 33위로 여전히 최하위권에 머물렀습니다. 2021~2023년 OECD 평균이 6.69점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6.06점에 그치고 있습니다. 일본과 유사한 수준입니다. 우리나라보다 만족도가 낮은 나라는 튀르키예(4.98점), 콜롬비아(5.70점), 그리스(5.93점), 헝가리(6.02점), 포르투갈(6.03점) 등입니다.
 
143개 국가 중에서는 52위로 일본보다 한 계단 아래였습니다. 만족도 상위권 나라는 핀란드(7.74점), 덴마크(7.53점), 아이슬란드(7.58점), 스웨덴(7.34) 등이 차지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실업률은 2.8%로 전년 대비 0.1%포인트 증가했습니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실업률이 4.0%까지 증가했고 2021년 3.7%를 기록했습니다.
 
윤 정부인 2023년에는 실업률이 2.7%까지 줄었으나 질 낮은 비정규직 일자리가 급증하면서 실업률 감소 현상을 보였습니다. 고령층인 65세 이상 고용률은 2023년 37.3%로 OECD 평균(15.9%)의 두 배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고령사회 진입과 노후 준비를 제때 하지 못한 고령층들이 일터로 다시 내몰렸기 때문입니다.
 
15~19세의 실업률은 7.2%로 가장 높습니다. 지난해 성별 실업률은 남자 2.8%, 여자 2.9%로 여자가 높았습니다. 
 
 
24일 서울 숭례문 인근에서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교육비 '악화'…순자산 줄어
 
교육비 부담도 역시 2022년 57.7%에서 지난해 60.9%로 악화했습니다. 부모가 자녀의 교육에 지출하는 비용은 가계 부담과 사회통합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인입니다. 
 
2008년 79.8%를 차지한 교육비 부담은 지속적으로 줄였지만 2022년 대비 3.2%포인트 늘어난 겁니다. 지난해 30대 가구주의 경우 46.1%가 교육비를 부담스럽다고 응답했습니다. 40대와 50대는 30대보다 약 16%포인트 높았습니다.
 
2022년과 비교하면 30대는 동일한 반면, 60세 이상은 2022년보다 7.2%포인트 증가했습니다. 학교 교육의 효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인구의 비율도 지난해 42.8%로 2년 전보다 0.4%포인트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실질금액)은 4235만원으로 전년보다 2.1% 증가한 반면, 가구순자산은 2년 전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가구 자산에서 부채를 제한 가구순자산은 웰빙의 직접적 기반이 되는 축적 재산의 규모로 소비에 영향을 줍니다.
 
실질금액상 가구순자산은 지난해 3억9319만원으로 2023년 3억9018만원에 비해 301만원 증가한 수준입니다. 그러나 직전년보다 3316만원 줄어든 만큼, 2022년 4억2334만원에 미치지 못한 수준입니다.
 
소득 상위 20%인 소득 5분위별로 순자산액(명목금액)을 2023년과 비교하면 4·5분위 순자산은 늘어난 반면, 1~3분위 저소득층은 감소했습니다 예컨대 5분위가 6427만원 증가할 때 중간 소득 가구인 3분위는 783만원 감소했습니다.
 
2023년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전년보다 4.9% 줄어든 186.5%를 차지했으나 OECD 국가 중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또 소득불평등을 보여주는 상대적 빈곤율은 해소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2023년 14.9%의 상대적 빈곤율은 2022년과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24일 통계청의 '국민 삶의 질 2024' 주요 지표를 보면,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실질금액)은 4235만원으로 전년보다 2.1% 증가한 반면, 가구순자산은 2년 전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출처=통계청)
 
빈곤율·자살률 높아
 
2022년 기준 한국의 상대적 빈곤율(14.9%)은 OECD 국가들 중 일본(15.4%)보다 낮지만 호주(12.6%), 영국(11.8%), 독일(11.6%), 프랑스(8.3%)와 비교해 높았습니다.
 
특히 66세 이상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39.7%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30%를 넘는 나라는 에스토니아(37.4%), 라트비아(33.0%), 뉴질랜드(33.7%)로 조사됐습니다.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2023년 27.3명으로 전년보다 2.1명 증가했습니다. 지난 2019년 26.9명, 2020년 25.7명, 2021년 26.0명, 2022년 25.2명을 차지한 자살률이 2014년(27.3명) 이후 더 악화한 겁니다.
 
노법래 국립부경대 교수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격차의 확대 과정에서 경험하는 무기력감이 청년층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음을 부분적으로 보여준다"며 "사회 전반에 걸쳐 민주주의 성숙에 필요한 사회적 연대나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위한 혁신의 가능성을 떨어뜨리는 부정적인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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