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호가보다 빠져야 거래"…잠잠한 강북
2025-02-24 16:09:18 2025-02-24 19:04:20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작년 4월에 토허제(토지거래허가제) 1년 재연장될 때부터 토허제 해제에 대한 기대감은 사실 없었죠. 꽤나 주목받는 지역이지만 거래량 등에 큰 변화는 없습니다. 강남 일부 지역만 해제가 되다보니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고요"(이영주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 대외협력담당)
 
지난 12일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된 서울 강남의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 아파트 가격 오름세가 가팔라지는 반면 서울 강북 지역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잠잠한 모습입니다. 최근 강북지역 집값을 이끌어간다는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지역도 예외는 없는데요. 오히려 호가보다 가격이 빠져야 매매거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서울 성동구의 한 부동산중개사무소에 게시된 성동구 지도. (사진=송정은 기자)
 
호가보다 3~5% 빠져야 거래…"강남만 혜택 주나" 볼멘 목소리도
 
지난 23일 찾아간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인근 G부동산 중개사무소 대표는 "토허제 해제 이후 강남지역 문의가 늘다보니 강북 관심지역에도 일종의 풍선효과를 기대하는 문의도 있었다"며 "실제로 일대 공인중개사들끼리도 정보를 공유해봤는데 기대했던 상승효과가 강북에는 미치지 않는 모습"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오히려 광고에 올라간 호가 대비 3~5%정도 조정이 돼야 매매가 이뤄지는 상황"이라며 "고점 대비 2억원 이상 가격이 떨어지는 노원, 도봉 등 외곽 지역보다는 상황이 낫다고 하지만 토허제 해제 등 규제 완화로 인한 효과를 기대하기는 이르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일각에서는 강북 주요 입지 단지 매물을 거둬들인 자금으로 토허제 해제 지역에서 이른바 '갭투자'를 고려한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다만 전체 부동산 시장 흐름에 유의미한 변화를 줄 정도는 아닙니다. 
 
서울 마포구의 A부동산 중개사무소 대표는 "마래푸(마포래미안푸르지오) 매물을 거둬들이고 그 자금으로 강남 갭투자를 가는게 어떠냐는 문의들이 있긴 했다"며 "정말 문의 수준에 그치고 있고 실제 거래량 증가 등은 없는 상황이다. 강남 지역과 확실히 분위기 차이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서울 마포구 일대 아파트 전경 (사진=송정은 기자)
 
마포 한강변 대장주로 꼽히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경우 아실 기준 전용면적 84.39㎡가 이번달 19억5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이 아파트는 토허제 해제 시점과는 관계 없는 지난달 5일 21억원에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상왕십리역과 행당역 더블 역세권에 해당하며 주목받았던 왕십리자이도 거래 상황이 비슷했습니다. 전용면적 84.6㎡가 지난달 20억2000만원에 거래됐었는데, 이번 달에는 이보다 다소 떨어진 19억5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습니다. 
 
서울 외곽 하락세 더 커…강북 부동산 침체 당분간 지속
 
서울 강북 외곽 지역은 호황기 대비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세가 더 눈에 띕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부동산중개사무소 대표는 "호황기로 꼽히는 2021년이 이 지역 거래의 고점이라고 이야기하는데 그 때보다 2억원 넘게 하락한 단지도 있다"며 "경기침체에 대출규제까지 심해지다보니 자연스러운 하락현상으로 이해하고 싶지만 워낙 침체돼 있어 걱정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토허제 해제 등 규제 완화 움직임이 수혜지역인 강남 이외 지역까지 자극하는 추세적 흐름으로 이어지기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경기가 좋지 않다보니 주택 구매 수요가 줄고 구매력도 낮추는 상황에서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강남과 한강변 일대 쏠림 현상을 제어하기는 쉽지 않다"며 "거래량도 지난해 7월을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등 전반적 부동산 시장 흐름이 꺾이는 상황에서 서울 강북이나 외곽지역까지 큰 폭의 상승을 이끌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