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정은·홍연 기자] 지난달 하루가 멀다하고 신고가를 찍는 등 ‘불장’을 보였던 마포·용산·성동(마·용·성) 부동산 시장이 차갑게 식었습니다.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묶은 고강도의 ‘6·27 부동산대출규제’ 정책 때문입니다.
마용성 매매 시장 매수 문의도 80% ↓… “호가상승 거부감 커”
10일 마포구 대장주 아파트로 꼽히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단지를 찾으니 이 같은 냉각기류가 어렵지 않게 감지됐습니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인근 A 공인중개사 대표는 “대출규제정책 발표 바로 전주에 전용 59㎡가 20억5000만원으로 신고가 거래를 했었다. 한창 마포 아파트가 불장이던 시기였다보니 하루 하루 가격이 올랐었다”며 “그러다 단 1주일 만에 분위기가 완전 바뀌었다. 이번 대출규제정책이 워낙 강력하다 보니 투자부터 실수요까지 모두 거래심리가 묶여버린 것으로 보인다. 이미 너무 오른 상황이다 보니 마·용·성 지역은 호가 상승에 대한 거부감도 크다”고 말했습니다.
6·27 부동산대출규제의 핵심 규제 지역으로 꼽히는 강남3구뿐 아니라 마·용·성 지역 부동산 과열열기가 크게 가라앉았습니다. 마·용·성 지역 아파트는 서울의 ‘신흥 프리미엄’으로 꼽히며 강남3구 못지 않은 가격 민감도를 보여왔습니다. 특히 대출규제정책이 발표되기 이전 새정부 출범에 따른 불안정성 해소,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겹치면서 이 지역은 한 주에 아파트 매매가가 약 1% 포인트씩 상승하는 등 뜨겁게 타올랐습니다.
하지만 대출규제정책 발표 이후 마·용·성 부동산 시장은 매수자의 발길이 ‘뚝’ 끊긴 모습입니다. 해당 지역 아파트 매매가가 당장의 하락세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거래량 감소가 특히 눈에 띕니다.
서울 성동구 행당동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홍연 기자)
서울 성동구 응봉동 B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성동구 일대 아파트 매매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문의 전화조차 대출규제 발표 이전 보다 80% 이상이 떨어졌다”며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대출규제정책 발표 여파가 상당한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당장 매수자들이 호가를 낮추진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상황이 이런데 여름 휴가철도 겹쳤다보니 매매 비수기라 봐야한다. 적어도 추석 때까지는 보합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물론 매도자가 당장 필요해서 내놓는 급매물이 나올 수도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분위기를 지켜보자는 쪽이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성동구 행당동의 C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전달(대출규제정책 발표 이전)과 비교해서 확실히 아파트 매매 빈도가 줄었다. 실거래를 하더라도 직접 집을 보고 와서는 2000만~3000만원을 깎고 진행한다. 다주택자 매물은 더 깎는 경향이 있다”며 “팔고 가려는 사람들과 네고(협상)도 잘 안 해준다. 그나마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을 받쳐주고 있어서 상승폭은 줄더라도 가격 하락까지는 가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의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송정은 기자)
금리동결·추가규제책 변수…관망세 지속될 듯
전문가들은 고강도 대출규제정책에 이은 추가적인 주택공급정책 등 ‘히든카드‘ 발표도 예상되는 만큼, 마·용·성 부동산 시장 냉각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마·용·성 아파트값 숨고르기가 이어지면서 상승률 둔화를 넘어 보합까지도 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여기에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정부에서는 이번 대출규제정책이 맛보기에 불과하다고 언급한 것을 감안하면 규제카드가 더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규제지역도 더 늘어날 수 있어 ‘똘똘한 한 채‘ 선호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이런 분위기에서 빨리 집을 사자는 매수희망자는 확실히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그나마 긍정적인 사람들도 관망세로 돌아서는 상황”이라며 “급격히 가격이 오른 마·용·성 아파트는 관망세가 좀 더 지속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송정은·홍연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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