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전쟁 본격화?…무설탕 이어 저도주 경쟁
업계 1위 참이슬, 16.5도→16도
처음처럼 상반기 내 리뉴얼 예정
주류문화 변화·원가 절감…저도주 트렌드 지속
2024-02-16 17:18:54 2024-02-16 17:18:54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국내 소주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후레쉬'의 알코올 도수를 낮추면서 저도주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입니다. 올해 1분기 '처음처럼'의 새단장을 예고한 롯데칠성음료도 도수 인하에 나설 시 저도주를 앞세운 '소주 전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16일 주류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참이슬 후레쉬의 도수를 기존 16.5도에서 16도로 낮추고, 정제 과정을 4번에서 5번으로 늘리는 등 음용감을 개선했습니다. 리뉴얼 제품은 지난 14일부터 출고됐습니다.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후레쉬의 도수를 낮춘 것은 약 2년 반 만입니다. 지난 2021년 8월 16.9도에서 16.5도로 조정한 바 있죠.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1년여 동안 소비자 테스트와 연구개발을 거친 결과, 저도주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다"면서 "이번 리뉴얼은 이런 트렌드에 맞춘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매점 소주 매출은 2조3516억원입니다. 이 중 참이슬은 1조1000억원의 판매고를 올리며 점유율 46.78%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처음처럼 17.01%(4000억원), 진로 11.27%(2651억원), 좋은데이 6.97%(1640억원) 순입니다.
 
업계 1위 브랜드를 보유한 하이트진로가 저도주 시장 공략을 알리면서, 롯데칠성음료가 매출 2위 처음처럼의 도수를 떨어뜨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현재 처음처럼은 16.5도입니다.
 
서울 시내 편의점에 진열된 소주. (사진=뉴시스)
 
이같은 관측이 나온 배경은 최근 롯데칠성음료가 실적 발표와 동시에 올 1분기 내 처음처럼 리뉴얼 계획을 밝혔기 때문입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아직 제품 패키지만 바꿀지, 도수를 조정할지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늦어도 올 상반기 내 새롭게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롯데칠성음료에서 16도짜리 소주는 '새로'와 '처음처럼 순'이 있습니다. 처음처럼 순은 대형마트 위주로 유통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제로 슈거(무설탕) 소주인 새로의 돌풍으로 주류시장에선 제로 열풍이 몰아친 바 있습니다. 새로는 출시 7개월 만에 1억병이 판매됐고, 지난해 연매출 1256억원을 기록하며 롯데칠성음료의 매출 증가를 견인했습니다. 새로 출시 당시 제로 슈거뿐만 아니라 16도인 점도 주목받았죠. 이에 하이트진로도 '진로이즈백'을 16도로 0.5도 낮추고 제로 슈거로 리뉴얼하면서 대응했습니다.
 
소주의 도수가 점점 낮아지고 있는 이유는 주류 문화 변화와 원가 절감에 있습니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희석식 소주는 주정이라 불리는 95%의 에틸알코올와 1% 미만의 감미료, 물로 이뤄져 있다"며 "알코올 도수를 낮추는 것은 주정 대신 물을 더 넣는다는 건데, 물보다 비싼 주정을 줄이면 원가 절감이 되는 것은 맞다"고 설명했습니다.
 
코로나 등을 거치면서 주류 문화가 바뀐 점도 있습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회식도 많이 줄었고, 이제는 '부어라 마셔라' 분위기가 아니다"면서 "독한 술로 통했던 소주가 달라진 주류 문화 영향을 받아 마시기 편한 술로 변화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놨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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