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두산, 지분 담보 대출로 현금 확보…AI 신사업 총력전
현금성자산 지난해 말 대비 733% 급증…계열사 지분 담보로 조달
박지원 부회장 등 미국 출장서 아마존·엔비디아와 협력 모색
두산로보틱스 10년째 적자…두산테스나·두산퓨어셀도 적자 전환
2025-09-29 06:00:00 2025-09-29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5일 10:0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두산그룹이 인공지능(AI) 전환을 차세대 성장 축으로 삼으며 글로벌 현장에서 해법 찾기에 나섰다. 박지원 그룹 부회장을 중심으로 각 계열사 대표들은 최근 미국 시애틀과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AI 활용 전략을 확보하기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동시에 지주사 두산은 계열사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일으켜 현금 보유력을 확보한 상태다. 로보틱스와 반도체 등 주요 계열사에서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두산그룹이 신사업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두산)
계열사 담보로 확보한 조단위 현금…AI 전환 밑바탕 될까
 
24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000150)은 올 상반기 말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1조2385억원 확보했다. 지난해 말 1486억원이던 현금 보유액은 불과 반년 새 733.44% 이상 크게 늘어났다. 두산은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등 계열사 지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두산이 지주사 차원의 유동성을 확대해 AI와 로보틱스 분야 투자를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 지난 22일 박지원 그룹부회장을 중심으로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034020) 부회장, 유승우 ㈜두산 사장, 김민표 두산로보틱스(454910) 부사장 등 주요 계열사 경영진은 미국 시애틀과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아마존,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을 직접 찾아 AI 전환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클라우드 인프라와 생성형 AI, 로보틱스 소프트웨어 기술 등 그룹 주력 사업과 결합 가능한 영역에서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두산이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글로벌 AI 생태계에 직접 참여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그룹 최고 경영진이 직접 관련 사업장을 방문하고 협력 의지를 드러낸 것은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1조원 이상 확보한 현금을 기반으로 북미 시장에서 전략적 인수합병(M&A)을 추진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김도원 지주부문 최고전략책임자(CSO)를 포함해 각 계열사 CSO가 동행했다는 점에서 사업 구체화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두산은 이외에도 휴머노이드 로봇 얼라이언스에 합류하며 로보틱스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는 두산이 AI 기반 로봇 제어와 산업용 자동화 기술을 결합하면 글로벌 로보틱스 시장에서 차별화된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대해 두산그룹 측은 <IB토마토>에 “현금성 자산 증가는 계열사 투자와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담보대출이 이뤄진 결과”라며 “AI 등 신규 M&A 딜을 직접 추진하기보다는 기존 사업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두산로보틱스 10년째 부진…주요 계열사 적자 전환에 “AI 경쟁력 절실”
 
박 부회장이 모든 영역에서 AI를 접목해야 경쟁에서 앞설 수 있다며 속도를 주문한 배경에는 주요 계열사의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두산그룹이 지난해 말 추진했던 지배구조 개편은 소액주주의 반발로 무산되면서 새로운 반등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그룹은 두산밥캣(241560)을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편입해 기계와 로봇, AI 사업을 수직계열화하며 ‘New 두산’을 내세웠으나 시장 불확실성과 소액주주 반발 속에 결국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 결과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는 각자 부진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두산로보틱스는 2015년 출범 이후 10년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매출은 2023년 530억원에서 지난해 468억원으로 11.7% 감소했고, 올해는 437억원으로 추산된다. 실적 반등이 지연되면서 적자 고착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결국 해답은 글로벌 M&A였다. 로보틱스는 지난 7월 미국 로봇업체 원엑시아 지분 89.59%(약 356억원)를 인수하며 AI·소프트웨어 기반 로봇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이상수 IM증권 연구원은 “두산로보틱스는 원엑시아 실적이 3분기부터 편입되며 외형 성장은 일부 회복할 수 있다”면서도 “북미와 유럽 협동로봇 업황이 단기간 내 회복될 가능성은 낮아 두산밥캣 등 그룹사와의 시너지가 실제 공급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반도체 사업 확장을 위해 2022년 인수한 두산테스나(131970) 역시 침체를 겪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5% 감소한 1351억원에 그쳤고 영업손실 21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두산퓨얼셀 역시 적자로 돌아서면서 그룹 전체 실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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