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바람 잘 날 없는 MBK…사재출연 요구 확산
홈플러스 정상화에 2000억원 투입 발표에도 '역부족'
롯데카드도 자본시장법 위반, 해킹 사고 등 잇단 사고
2025-09-29 06:00:00 2025-09-29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5일 16:5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주요 포트폴리오 기업들의 문제가 잇달아 불거지면서 사재 출연 요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MBK 측은 홈플러스의 15개 점포 폐점 결정을 잠정 보류하는 한편 연내 매각 마무리 의지를 표명했지만, 현실적으로 매수자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에는 롯데카드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까지 겹치며 MBK 책임론이 확산하고 있다.
 
마이클 병주 김 MBK파트너스 회장(사진=MBK파트너스)
 
2000억원 추가 투입…정상화 비용만 최소 1.2조원
 
MBK가 24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책임감을 강조했다. 이날 발표한 내용의 핵심은 홈플러스 정상화에 2000억원의 자금을 추가 투입한다는 것이다. 앞서 MBK는 2조5000억원 규모의 보통주 무상 소각 결정을 했고, 홈플러스에 3000억원의 재정 지원을 집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결정은 인가 전 M&A 인수인의 자금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장래 운영 수입을 재원으로 홈플러스에 추가적인 무상 증여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MBK는 ‘MBK 파트너스 사회적 책임위원회’를 설립하겠다고도 밝혔다. 앞으로의 모든 투자 활동이 ‘사회적 책임’이라는 원칙에 따라 이뤄질 것을 약속하며, 사회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감시와 조언을 듣겠다는 설명이다. 홈플러스의 2만명 임직원과 8만명 협력업체 직원들의 생계를 지켜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다만 관련 업계에선 이 같은 결정이 실질적인 홈플러스 정상화로 이어질지 의문이라는 반응이다. 홈플러스 정상화 비용에 최소 1조2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삼일회계법인이 발표한 홈플러스 청산가치는 약 3조7000억원, 계속기업가치는 2조5000억원 정도다. 이는 현시점에서 자산매각 등을 통해 청산 절차를 밟는 것이 경영을 이어나가는 것과 비교해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액수만큼 채권자들에 이익이라는 뜻이다.
 
이 때문에 향후 원매자가 최소 1조2000억원이 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불하지 않는 이상, 대국민 사과문 발표에도 MBK의 책임론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선 이날 MBK의 대국민 사과문 발표 내용 외에도 추가적인 사재 출연을 통해 향후 여론 진화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향후 일정상 MBK는 더 큰 가시밭길을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선 여야가 합의해 오는 11월 MBK만 단독으로 청문회를 개최하는 일정을 조율 중이며, 10월에 열리는 국정감사 기간에는 MBK에 대한 집중포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진=롯데카드)
 
롯데카드, MBK 인수 이후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킹 사고까지
 
최근에는 롯데카드의 해킹 사고로 인해 논란이 증폭됐다. 롯데카드 측은 소비자 보상안으로 ▲연말까지 10개월 무이자 할부 ▲'크레딧케어'(금융피해 보상서비스) 및 카드사용 알림서비스 무료 제공 ▲중요 정보가 유출된 28만명을 대상으로 카드 재발급 시 연회비 전액 면제 등을 내놨지만, 피해자들은 사태를 축소하는 데 급급하다는 반응이다. 현재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집단소송 카페’에는 약 5000명이 소송 참여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MBK의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한 책임론이 확산하는 이유는 실제로 정보보호 관련 투자가 미흡했기 때문이라는 질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해킹 사고 청문회에선 롯데카드의 정보보호 예산 편성액이 지난해 151억원에서 올해 128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 편성액 151억원 가운데서도 실제 투자 금액은 117억원에 그쳤다는 내용을 근거로 여야 의원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롯데카드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 외에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롯데카드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을 미리 알고서도 유동화 발행에 협조했는지, 홈플러스가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발행한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에 대한 기술적·계약적 구조 설계나 채권 매각·유통에서 비정상적 역할을 했는지 등이다.
 
ABSTB는 자산을 담보로 발행된 1년 미만 만기의 초단기 사채로, 기업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채권을 뜻한다. SPC가 홈플러스 대신 카드 대금 채권을 담보로 ABSTB를 발행하는 까닭은 위험가중자산을 양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실채권(NPL)을 다량으로 보유한 경우에는 재무건전성 문제가 생기지만, 회수가 불분명한 카드대금 채권 등 부실채권을 자산 유동화만을 목적으로 하는 SPC에 처분할 경우 홈플러스는 NPL 위험을 해소하고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총 4816억원 규모의 카드대금 채권을 담보로 발행된 ABSTB 투자자들은 홈플러스가 경영 악화로 신용등급이 하락할 것을 알고도 MBK가 계열사인 롯데카드를 동원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MBK는 롯데카드 매각을 두고 3조원 이상의 몸값을 요구하다가 최근 2조원대로 낮췄음에도 원매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일부 금융사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실제 인수 의향을 내비친 곳은 없다”라고 전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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