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DGP 신주·CB 싸게 받아간 김병진 회장…배임 논란 불거지나
CB 매각 하루 전 상한가…회사는 손해 감수
금융당국, 배임 소지 여부 '예의주시'
2025-09-29 06:00:00 2025-09-29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4일 18:3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투자은행(IB) 업계에서 'M&A 전문가'로 알려진 김병진 플레이크 회장이 새로운 인수·합병(M&A) 대상으로 코스닥 상장사 DGP(060900)를 낙점했다. 자신이 최대 출자자인 나카모토투자조합을 활용해 DGP 경영권을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신주와 전환사채(CB)를 헐값에 사들이면서 막대한 차익이 예상돼 금융당국에서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DGP)

나카모토투자조합 자금으로 DGP 지분 헐값 인수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사토시홀딩스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DGP 지분 15%(100억원)를 획득, 최대주주에 등극할 예정이다. 대금 납입일은 11월5일이다. 앞서 7월 사토시홀딩스는 나카모토투자조합으로부터 타법인 취득 자금 300억원을 받았다. 나카모토투자조합은 사토시홀딩스 지분 18%를 보유 중인 주요 주주다. 
 
사토시홀딩스는 DGP 지분을 주당 1000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유상증자 결정 공시 직전일인 18일 기준 DGP 종가는 1353원으로 이보다 26.1% 낮은 가격에 지분을 취득키로 한 셈이다. DGP 주가는 23일 장중 1850원까지 상승한 바 있다. 사토시홀딩스는 11월5일까지 DGP 주가가 1000원을 밑돌지 않는 이상 시가 대비 낮은 가격으로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나카모토투자조합은 'M&A 전문가'로 알려진 김병진 플레이크 회장이 최대주주로 업계에서는 김 회장이 DGP를 새로운 M&A 대상으로 찍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사토시홀딩스의 최대주주인 메타플렉스의 100% 출자자기도 하다. 결국 김 회장은 최대주주로 있는 나카모토투자조합으로부터 자금을 활용해 사토시홀딩스 이름으로 DGP 지분을 확보한 셈이다. 그간 김 회장의 이력을 고려했을 때 DGP 경영권을 인수한 뒤 비싸게 매각해 차익 실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CB 매각 과정도 논란
 
DGP는 지난 19일 경영권 지분 매각과 함께 33회차 자기CB 매각 결정을 공시했다. DGP는 권면 40억원 규모의 33회차 CB를 42억6464만원에 다시 사온 바 있다. 이를 나카모토투자조합(30억원), 강모씨(10억원)에 40억원에 넘기는 것으로 취득가액 대비 2억6464만원 싸게 파는 셈이다. 해당 CB는 10월31일 40억원을 납입한 이후 즉시 보통주로 전환 청구가 가능하다. 전환가액은 1294원으로 CB 매각 결정 공시 직전일인 18일 종가(1353원) 기준으로 환산한 수익률은 4.4%다.
 
문제는 주가다. CB 매각 결정 공시 직전일인 18일 DGP 주가는 전날인 17일 종가(1041원) 대비 30% 상승했다. 주가가 하루 만에 급상승한 상태에서 매각 결정을 공시한 셈이다. 덕분에 나카모토투자조합과 경영권 지분을 주당 1000원에 양수하기로 한 사토시홀딩스는 앉아서 막대한 수익을 가져갈 수 있게 됐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준수한 전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CB를 제3자에게 저렴하게 넘기는 행위는 투자은행 업계서 흔치 않다”라며 “회사가 제3자에게 차익을 몰아준 것이라면 배임성 거래로 볼 소지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 관계자도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불공정거래·이상거래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M&A 차익 경험 풍부…신사업 리스크도

 

김 회장은 IB 업계에서는 M&A 전문가로 통한다. 지난 2019년 '레모나' 제조기업으로 유명한 경남제약(053950) 인수 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김 회장은 경남제약을 인수한 후 계열사 여러 곳을 매각해 상당한 현금을 확보했다고 알려졌다. 이 밖에도 김 회장은 클라우드에어 등의 기업을 인수한 뒤 되파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왔다.

 

현재 김 회장이 지배하고 있는 사토시홀딩스는 비트코인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본래 전자제품 제조업을 영위하던 사토시홀딩스는 지난 6월 이더리움(ETH), 베이스(Base), BNB 스마트체인(BSC) 기반 스테이블코인 'KRDT'를 온체인에 발행한 바 있다. KRDT 상표권도 특허청에 출원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IB 업계에서는 본업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낮은 사업 확장을 이유로 무리한 자금 조달에 나설 경우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회사가 본래 영위하던 사업과 큰 접점없는 신사업 명목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경우 회사의 재무상태에 악영항을 미칠 수 있다"라며 "최악의 경우 회사가 사업 운영에 집중하지 않고 횡령·배임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사업 진행상황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최근 유행하는 스테이블코인 등 가상자산 신사업을 추진하는 기업들의 사업운영을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DGP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사토시홀딩스가 자사의 경영권 인수를 한다는 소식에 최근 DGP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반면 사토시홀딩스 측은 <IB토마토> 질의에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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