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에…배당 늘리는 식품업계
삼양식품, 배당금 1400원→2100원
롯데칠성·웰푸드, 배당성향 20% 웃돌아
"해외 확장·신사업 추진력 강화 측면"
2024-02-15 16:39:46 2024-02-15 16:54:47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경영 여건 악화에도 지난해 호실적을 거둔 식품기업들이 배당 규모를 늘리고 있습니다. 식품업계는 배당이 짠 편으로 평가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가는 모습입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지난해 결산배당을 주당 1100원으로 결정했습니다. 지난해 8월 공시한 중간배당 1000원을 합치면 2023년 사업연도 배당금은 총 2100원입니다. 배당금 총액은 157억원으로 전년(105억원) 대비 49.8% 증가했습니다.
 
삼양식품은 꾸준히 배당금을 늘려왔는데요. 지난 2022년부터 중간배당을 실시한 데 이어 이번 결산배당을 600원에서 1100원으로 인상하면서 배당금이 확 늘었습니다. △2020년 800원 △2021년 1000원 △2022년 1400원 △2023년 2100원으로 매년 배당금이 증가했죠.
 
이는 가파른 실적 성장세에 따른 결과로 보입니다. 삼양식품은 붉닭볶음면을 필두로 지난해 매출 1조1929억원, 영업이익 1468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순이익은 1249억으로, 전년 대비 55.6%에 달하는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오리온은 주당 배당금을 950원에서 1250원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지난해 매출 2조9124억원, 영업이익 4923억원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제조원가 관리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각 1.4%, 5.5% 상승했습니다. 다만 배당성향을 결정짓는 순이익은 3983억원에서 3849억원으로 3.4% 감소했습니다.
 
앞서 오리온은 2019년 600원인 배당금을 2020년 750원, 2022년 950원으로 확대해왔습니다. 배당금 총액도 2019년 237억원에서 이번에 494억원으로 2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이밖에 롯데칠성음료는 주당 3300원에서 3400원으로, 2022년 7월 롯데제과가 롯데푸드를 흡수합병해 탄생한 롯데웰푸드는 2300원에서 3000원으로 배당금을 올렸습니다. 과거 배당성향을 30%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한 이들 회사의 2022년 기준 배당성향은 롯데칠성음료 26%, 롯데웰푸드 43%로 집계됐습니다.
 
농심의 경우 배당금을 주당 5000원으로 유지했습니다. 19년째 이어갔던 주당 4000원의 배당금을 2022년 5000원으로 1000원 올린 바 있습니다. 농심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47.8% 늘어난 171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동원산업은 배당금을 전년과 동일한 1100원으로 결정했습니다. 지난해 순이익이 2716억원으로 1년 전보다 8.4% 감소하면서 배당성향은 13.4%에서 14.6%로 커졌습니다.
 
식품기업들이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는 이유는 신규 사업 추진에 대한 포석이라는 시각이 나옵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K푸드 열풍과 맞물려 식품사들이 해외사업 확장에 심혈을 기울이고, 미래 동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는 주주들의 동의가 필요한 측면이 있는 만큼 주주가치 제고에 신경을 쓰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난해에는 수출 호조 등으로 실적 성장세를 보였지만, 올해는 고물가에 따른 내수 위축이 지속되며 수익성 방어가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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